[TF포커스] 축구 전문가들이 본 'K리그 복귀' 박주영 성공 가능성

박주영 부활할까? 박주영이 지난 2005년 FC서울 입단 기자회견에 참석해 앞을 바라보고 있다. / 더팩트 DB

축구 전문가들이 본 박주영의 K리그 성공 가능성

박주영(29)이 10일 전격적으로 FC서울 유니폼을 입었다. 2008년 프랑스 리그1 AS 모나코로 떠나며 4개국 5팀을 거쳐 7년 만의 친정 복귀다. 지난해 10월 알 샤밥(사우디아라비아)에 입단했으나 자리 잡지 못한 박주영은 자신이 프로 생활을 시작한 상암벌에서 계속 축구 인생을 이어간다. 박주영에게 FC서울은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2005~2008년까지 FC서울에서 활약하며 33골(91경기)을 터뜨렸고 입단 첫해인 2005시즌 18골(30경기)을 넣으며 K리그에 돌풍을 몰고 왔다. 모나코, 아스널(잉글랜드), 셀타 비고(스페인), 왓포드(잉글랜드), 알 샤밥을 거친 박주영은 모나코 시절을 제외하고 유럽에서 뚜렷한 발자국을 남기지 못했다. 이슈 메이커로 불리는 박주영의 국내행은 올 시즌 K리그 흥행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더팩트>는 10일 전화 인터뷰로 축구 전문가들에 박주영의 복귀 의미와 성공 가능성에 관해 물었다.

지난해 감독 대행으로 성남FC를 이끈 이상윤(45) MBC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은 "긍정적이라고 본다. 박주영이 마무리를 잘해야 하는데 계속 유럽을 떠돌아다녀 안타까웠다. K리그 흥행과 한국 축구에 잘 된 일이다"고 말했다. 이 해설위원은 "유럽에서 성공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으나 최근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을 것이다. 박주영은 재능 있는 선수다. 유럽에서 계속 허송세월하는 거보다 친정팀에 돌아온 건 큰 의미가 있다. 먼저 경기 감각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죽을 각오가 아니라 죽기로 해야 한다. FC서울이 아니면 더는 축구를 할 수 있는 곳이 없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의지가 뒤따르고 경기 감각을 회복한다면 올해 두자릿수 득점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바라봤다.

10년 전 앳된 박주영. 박주영이 지난 2005년 FC서울 입단식에서 참석했다.

한준희(44) KBS 해설위원은 "이번 박주영의 영입은 공격력을 더 끌어올려야 하는 FC서울에 필요한 영입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박주영 스스로 몸 상태를 끌어올려야 한다. 당장 골을 얼마나 넣을지 예상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면서 "이번 시즌 K리그 무대 성공 가능성도 모두 본인에게 달렸다. 박주영이 FC서울에 입단한다고 무조건 주전이라고 할 수 없다. 기존의 정조국(29)과 원톱 경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박찬하(33)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유럽파가 K리그에 복귀한 것은 리그 흥행 측면에서도 잘된 일이다. 오랜 시간 빅리그에 도전하고 돌아온 게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순 없다. 다만, 현재 갈 곳이 없어 돌아온 것처럼 비치고 있는 점은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해설위원은 박주영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이전에 데얀(33·베이징 궈안)이 FC서울 공격진에서 매우 잘하지 않았나. 데얀을 떠올리는 FC서울 팬의 기대치를 생각할 때 박주영 영입이 이를 완전히 충족할지 모르겠다"면서 "적어도 기존의 에스쿠데로(26·장수 세인티), 에벨톤(28·FC서울)보다 기대치가 더 높은 영입"이라고 봤다.

2015년에도 포효 가능할까. 박주영이 FC서울 유니폼을 입고 환호하고 있다. / FC서울 제공

김태륭(31) KBS 해설위원은 먼저 "구단과 선수에게 모두 좋은 선택이다. 리그 흥행 면에서도 잘됐다"면서도 "하지만 FC서울에서 첫해와 달리 지금은 선수 구성이 많이 바뀌었다. 박주영의 경기 감각도 중요하다"고 봤다. 김 해설위원은 "팀 차원에서 박주영이 후배들에 경험을 전수하며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다. 올 시즌 풀타임을 소화한다는 전제 조건에 10골 정도 터뜨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간 유럽에서 힘든 시간을 보낸 박주영에게 이번 이적이 전기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FC서울과 팀 동료들에도 박주영의 유럽 경험이 좋게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축구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복귀를 택한 박주영이 현재 몸 상태를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분석했다. 박주영의 이번 시즌 성공 여부도 그의 경기 감각 회복에 있다고 봤다. 박주영은 2012~2013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셀타 비고에서 리그 22경기를 뛴 이후 최근 2년간 왓포드와 알 샤밥에서 리그 9경기 출장에 그쳤다. 선발로 나선 건 단 6경기였다. 경기 감각에서 문제를 보일 수밖에 없는 수치다. 클럽에서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많았던 박주영은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다소 부진한 경기력으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이러한 비판 여론을 뛰어넘기 위해선 본인의 실력을 내보이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박주영 스스로 리그 초반 얼마나 몸을 정상으로 끌어올리느냐가 올 시즌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더팩트|김광연 기자 fun350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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