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준석 기자] '내가 바로 차미네이터!'
나이를 잊은 전력 질주다. 차두리(34·FC 서울)가 약 70m를 치고 달리며(치달) 상대 수비를 무너뜨렸다. 알아도 못 막는 그의 질주에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이 전의를 잃었다.
차두리는 22일 호주 멜버른 랙탱글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 우즈베키스탄과 경기에서 1-0으로 앞선 연장 후반 14분 거침없이 질주하며 손흥민(22·바이에르 레버쿠젠)의 결승골을 도왔다. 과감하면서도 경쾌한 돌파로 우즈벡 수비를 단숨에 흔들었으며 강력한 몸싸움도 곁들였다.
차두리는 한국 진용에서부터 힘차게 달렸다. 뒤를 보지 않았다. 빠른 스피드가 돋보였다. 우즈벡 수비수 1명을 단숨에 제쳤다. 발재간도 빛났다.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우즈벡 수비수의 가랑이 사이로 공을 넣은 뒤 재빨리 달렸다. 자신에게 수비수가 몰리자 좋은 자리를 잡은 손흥민에게 재빨리 공을 넘기며 한국의 4강 진출에 빼놓을 수 없는 공신이 됐다.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본 차두리는 0-0으로 맞선 후반 24분 김창수를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투입과 동시에 공격과 수비 진용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힘을 보탰다. 승부에 쐐기를 박는 결정적인 노릇을 해내며 베테랑의 위엄을 입증했다. 한동안 국가대표에서 멀어지기도 했지만, 슈틸리케호에서 없어서는 안 될 주인공으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