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현용 기자]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처음으로 전승을 거두고 토너먼트에 올랐다. 모든 선수가 묵묵히 자신의 임무를 수행했지만 가장 빛난 선수는 수문장 김진현(27·세레소 오사카)이었다. '3연승 일등 공신' 김진현의 활약은 기록으로도 증명됐다.
김진현은 조별리그 3경기 가운데 2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모두 무실점을 기록했다. 1차전 오만과 경기에서 1-0으로 앞선 후반 46분 슈퍼 세이브로 위기에 빠진 한국을 건져 올렸다. 코너킥 상황에서 문전에 있던 에마드 알 호사니(30·알 나스르)를 수비수들이 놓쳤고, 결정적인 헤딩 슈팅을 허용했다. 공이 골문 위를 통과하려는 순간, 김진현이 동물적인 감각으로 손을 뻗었다. 공은 김진현의 손을 맞고 골대를 때린 뒤 튕겨 나왔다.
호주전은 김진현의 독무대였다. 6개의 슈팅이 골문 안으로 날아왔지만 단 한번도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전반 16분과 후반 25분 네이든 번스(26·웰링턴 피닉스)의 슈팅을 몸을 던져 막아냈다. 후반 43분에는 로비 크루스(26·레버쿠젠)의 슈팅을 반사적으로 오른손을 뻗어 막아냈다. 말그대로 '선방쇼'였다.
김진현은 호주전에서 선방 6개를 기록했다. 20일 요르단 수문장 아메르 사피(32·알 웨흐닷)가 일본전에서 7개 선방을 기록하기 전까지 이번 대회 한 경기 최다 선방이었다. 김진현은 선방 7개로 이 부문 공동 9위에 올라있다. 카타르의 카셈 부르한(29·알 가라파)과 알 합시가 12개로 공동 1위에 올라있다. 하지만 김진현은 2차전 쿠웨이트와 경기에서 감기로 결장했다. 경기당 선방 수를 따지면 3.5개로 4위가 된다. 일반적으로 약한 팀의 수문장에게 선방 기회가 많다. 8강 진출을 확정한 팀 골키퍼 가운데 김진현은 가장 많은 경기당 선방을 펼쳤다.
'클린 시트(무실점 경기)'에서는 3경기의 이란 수문장 알리레자 하지지(26·페나피엘)와 가와시마 에이지(31·스탕다르 리에주)에 이어 3위다. 무실점률은 하지지, 가와시마와 함께 100%를 기록하고 있다. 선방률도 100%로 공동 1위다.
김진현은 울리 슈틸리케(60) 감독 부임 이후 열린 8경기에서 5번 선발로 나섰다. 아시안컵 활약으로 치열했던 수문장 경쟁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김진현의 8강 우즈베키스탄전 출전 가능성은 매우 높다. 그의 무실점 선방쇼가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