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이란 결승골 '오심 논란', 2002 월드컵 사례와 비교해 보니…

18일 이란전에서 나온 한국의 실점 장면(위)과 2002 한일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포르투갈전에서 최진철이 반칙을 저지르는 장면. /ytn뉴스 영상, 유튜브 영상 캡처

[더팩트ㅣ이현용 기자] 한국이 또다시 이란 원정에서 무릎을 꿇었다. 후반 37분 허용한 결승골이 오심 논란에 휩싸이며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았을 때 분명 논란은 생길 만하다.

한국은 18일(한국 시각)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 평가전에서 시종일관 경기 주도권을 잡고도 후반 37분 아즈문에게 결승골을 내주고 0-1로 패했다. 아자디 원정에서 4패(2무)째를 당했다. 그동안 이란에 당했던 패배 과정(전반 무득점, 후반 실점 후 0-1 패배)을 반복했다. 오심 논란까지 겹치면서 더 아팠다.

한국은 0-0으로 팽팽히 맞선 후반 37분 골대와 17m 떨어진 지점에서 프리킥을 내줬다. 자바드 네쿠남의 슈팅은 한국 골대 왼쪽과 오른쪽을 차례로 때렸고 김진현이 튕겨 나온 공을 향해 손을 뻗었지만 아즈문의 머리를 맞은 공은 골문으로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아즈문과 부딪친 김진현은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골키퍼 차징이 의심됐지만 주심은 득점을 인정했다.

한국이 18일 열린 이란과 친선경기에서 후반 37분 실점을 하고 있다. / 유튜브 영상 캡처

보는 관점에 따라 '오심'을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한국은 반대의 상황을 2002 한일 월드컵에서 경험했다. 득점을 기록했지만 골키퍼 차징으로 무효가 됐다. 조별리그 3차전 포르투갈과 경기 전반 30분 송종국이 오른쪽에서 코너킥을 올렸다. 최진철은 높이 뛰어올라 헤딩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수문장 빅토르 바이아와 충돌했다. 공은 옆으로 흘렀고 설기현은 가볍게 차 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주심은 최진철의 파울을 선언했다. 세리머니를 펼치려던 설기현이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개최국 한국은 판정에 수긍하고 경기에 집중했다.

한국이 2002 한일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포르투갈과 경기 전반 30분 골문을 갈랐지만 파울 선언으로 무효가 됐다. / 유튜브 영상 캡처

이처럼 골키퍼와 상대 선수가 공을 다투는 과정에서 충돌했다면 대부분의 경우 골키퍼의 손을 들어준다. 하지만 이란전에선 그렇지 않았다. 축구는 심판이 절대적인 권한과 영향력을 행사한다. 자신의 양심적 판단에 따라 결정한다. 선수들의 명백한 잘못이라는 증거가 있다면 경기가 끝나고 징계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란전 결승골 같이 애매한 경우를 '오심'이라고 무작정 비난할 순 없다.

한국은 2002 한일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포르투갈과 경기에서 후반 25분 터진 박지성의 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그리고 전반 30분 장면은 머릿속에서 잊혔다. 박지성의 골과 16강 진출 확정만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결과론적이지만 이란전에서도 한국이 선제골을 넣고 경기를 압도했다면, 혹은 실점 후 동점 혹은 역전에 성공했다면 오심 논란 자체가 없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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