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파더보른 1위-마인츠 2위! '혼돈의 獨 분데스리가'

올 시즌 마인츠의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마인츠 페이스북 캡처

[더팩트ㅣ이준석 인턴기자] 그야말로 '혼돈의' 독일 분데스리가다. 지난 시즌 순위를 생각하면 안 된다. 완전히 바뀌었다. 4라운드가 종료된 23일(이하 한국 시각) 현재 SC 파더보른과 마인츠05가 돌풍을 일으키며 나란히 1위와 2위에 자리했다. 분데스리가의 '빅4'로 꼽히는 팀들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바이에른 뮌헨(이하 바이에른)과 레버쿠젠,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샬케04는 부진하고 있다. 분데스리가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파더보른은 올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 파더보른 홈페이지 캡처

◆ '승격팀' 파더보른의 이유 있는 돌풍

파더보른 올 시즌을 앞두고 분데스리가로 승격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동네북'이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분데스리가 역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등과 마찬가지로 강팀과 약팀의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파더보른은 22일 현재 2승 2무를 기록하며 당당히 1위에 자리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 리 없는 법. 분명 이유가 있다. 파더보른은 올 시즌 4경기에서 7골을 넣고 2골을 내줬다. 공격과 수비에 짜임새가 있다는 뜻이다. 특히 공격에서는 엘리아스 카충가(22)와 모리츠 슈토펠캄프(27)가 단연 돋보인다.

카충가는 쾰른전을 제외한 나머지 3경기에서 1골씩 몰아쳤다. 파더보른에서 맞이하는 두 번째 시즌이지만, 뚜렷한 적응 문제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강한 체력과 뛰어난 골 결정력이 그의 특기다. 특히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는 스타일이라 상대 수비수들에게 혼란을 준다.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를 압박까지하며 다양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슈토펠캄프의 활약 역시 빼놓을 수 없다. 4경기에 나와 2골을 기록했다. 뛰어난 스피드를 갖춘 것은 아니지만 적극적으로 측면을 공략하며 공격 기회를 스스로 만드는 스타일이다. 슈토펠캄프의 활약이 돋보이는 또 한 가지 이유는 패스 성공률이다. 무려 84.9%를 기록했다. 도움을 올린 적은 없지만, 정확한 패스로 동료들의 공격에 힘을 보탰다.

파더보른의 오름세엔 강력한 수비도 큰 몫을 하고 있다. 파더보른은 포백을 활용한다. 다니엘 브루크너(33)와 우베 휘네마이어(28), 크리스티안 스트로디에크(26), 마이클 하인로스(22)는 팀의 오름세를 이끄는 버팀목이 노릇을 하고 있다. 조직력이 매우 뛰어나다. 강인한 체력과 세밀한 수비로 상대 공격을 차단했다. 특히 4명 모두 독일 출신이라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경기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서도 대화를 주고 받으며 상대 공격을 효율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파더보른의 수비가 강한 이유이기도 하다.

오카자키 신지(왼쪽에서 두 번째)는 올 시즌 4골을 터뜨리며 마인츠의 상승세에 앞장 섰다. / 마인츠 페이스북 캡처

◆ '마인츠 공격의 핵심' 오카자키

마인츠는 파도보른의 성적과 같은 2승 2무를 기록하고 있다. 득실차 1 때문에 2위에 자리했다. 마인츠는 지난 시즌을 7위로 마치며 돌풍을 일으킨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올 시즌엔 더욱 강력한 면을 보이며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마인츠의 가장 큰 무기는 바로 오카자키 신지(28)의 존재감이다. 오카자키는 올 시즌 4경기에서 4골을 몰아치는 괴력을 보이고 있다. 패스 성공률은 69.6%로 그리 높지 않지만, 활발한 움직임과 뛰어난 골 결정력을 앞세워 마인츠의 최전방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특히 오카자키는 동료들을 활용하는 플레이에 능하다. 무리한 개인기를 일삼지 않고 2대1 패스를 비롯한 팀플레이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린다. 그만큼 영리하다. 무리하지 않아 체력 관리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마인츠 역시 수비가 매우 뛰어나다. 파더보른과 마찬가지로 포백을 사용한다. 주니어 디아즈(31)와 곤살로 하라(29), 스테판 벨(23), 다니엘 브로진스키(26)이 강력한 대인방어와 조직력을 앞세워 마인츠의 뒷문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하라와 브로진스키는 나란히 지난 7월에 합류해 적응 기간과 호흡을 맞출 시간이 길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팀의 수비에 확실히 녹아들었다. 그만큼 적응력이 뛰어나다는 뜻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수비형 미드필더들의 공백을 사비 알론소로 메웠다. / 바이에른 페이스북 캡처

◆ 바이에른-레버쿠젠-도르트문트의-샬케의 고전

바이에른과 레버쿠젠, 샬케, 도르트문트는 분데스리가를 대표하는 클럽이다. 전통도 길고 전력도 강하다. 하지만 올 시즌 고전하고 있다. 바이에른과 레버쿠젠은 4위와 5위에 머무르고 있으며 도르트문트는 10위, 샬케는 16위에 자리했다.

레버쿠젠은 2승 1무를 올리다 21일 볼프스부르크 VfL과 경기에서 1-4로 크게 졌다. 하지만 체력 부담이 심했던 손흥민(22)과 슈테판 키슬링(30)을 아꼈다. 이날 손흥민을 기용하지 않았으며 키슬링은 24분만 뛰도록 배려했다. 장기전이기 때문에 초반부터 과부하가 걸릴 가능성을 미리 줄인 것으로 보인다.

도르트문트와 샬케는 고전하고 있다. 도르트문트는 2승 2패를 기록하고 있다. 절반의 성공을 거둔 성적이지만,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바로 부상자가 많다는 것이다. 도르트문트는 말 그대로 '부상 병동'이다.

로이스(25)와 일카이 귄도간(24), 올리버 키르히(32), 누리 사힌(26), 야쿱 브와쉬치코프스키(29)가 일찌감치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진 가운데 헨리크 므키타리안(25)까지 발을 다쳤다. 지난 여름 이적 시장에서 가가와 신지(25)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전력 보강을 하지 못했다. 체력적인 부담은 시즌이 거듭될수록 문제가 커진다. 도르트문트가 풀어야 할 과제다.

'전통의 강호' 샬케는 단 한번도 이기지 못했다. 2무 2패에 그치며 16위에 자리했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강등권이다. 그만큼 위태롭다. 샬케는 4경기에서 5골을 넣고 9골을 내줬다. 약한 수비가 문제로 드러나고 있다. 기본적으로 샬케는 포백을 사용한다.

크리스티안 푸흐스(28)와 로만 노이슈타터(26), 칸 아이한(20), 마르코 회거(25)로 이어지는 수비진이 워낙 약하다. 기본적으로 손발이 맞지 않는다. 상대 공격수들에게 뒷공간을 자주 내주는 것이 치명적인 문제다. 수비형 미드필더 케빈 프린스 보아텡(27)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것도 샬케의 골치거리다. 수비 조직력이 강해져야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다.

분데스리가는 최근 3시즌 동안 상위권 경쟁이 치열하지 않았다. 바이에른과 도르트문트, 샬케, 레버쿠젠이 모두 '빅4'에 자리했다. 하지만 올 시즌엔 확실히 다르다. 분데스리가 순위 구도가 요동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nicedays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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