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임준형 기자] '손세이셔널' 손흥민(22·레버쿠젠)이 분데스리가 시즌 1호골을 터트렸다. A매치를 마치고 소속팀에 복귀한 후 터트린 귀중한 첫 골이지만 레버쿠젠이 승리를 거두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손흥민은 13일(한국 시각) 독일 바이 아레나서 열린 2014~2015시즌 분데스리가 3라운드 베르더 브레멘과 경기서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베네수엘라와 우루과이 등 한국 A매치 경기를 치른 후 컨디션 회복을 염두에 둔 로저 슈미트 감독의 배려 속에 '후반 조커'로 대기했따.
손흥민은 후반 16분 레빈 오츠투날리와 교체 투입돼 레버쿠젠의 해결사로 나섰다. 전반 16분 선제골로 앞서가던 레버쿠젠이 전반 종료 직전 동점골을 허용한 데 이어 후반 15분 역전골까지 허용하면서 위기에 몰렸다. 손흥민을 긴급 투입해 활로를 물색한 레버쿠젠은 후반 16분 동점골을 터트리며 2-2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손흥민은 A매치의 피로가 풀릴 새도 없이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다. 중앙과 우측을 활발히 움직이며 기회를 노렸다. 다소 몸이 무거워 보였지만 공에 대한 열정만큼은 변함없었다.
손흥민의 시즌 첫 골은 후반 28분 터졌다. 중앙에서 틴 예드바이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환상적인 몸놀림으로 수비수를 제친 뒤 왼발 강력한 슈팅을 작렬해 브레멘의 골망을 강하게 흔들었다. 의미 있는 분데스리가 시즌 첫 골이었다. 레버쿠젠은 이날 경기에서 선제골을 기록한 예드바이가 2000호 골을, 손흥민이 2001호 골을 장식했다.
하지만 손흥민의 골은 결승골이 되지 못했다. 후반 40분 레버쿠젠이 다시 한번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3-3이 됐고, 승패가 갈리지 않은 채로 경기가 종료됐다.
레버쿠젠은 이날 경기에서 훌륭한 공격력을 보여줬다. 원톱 스트라이커로 나선 슈테판 키슬링은 위협적인 슈팅을 연이어 퍼부었고 하칸 칼하노글루와 카림 벨라라비 역시 그라운드를 백방으로 누비며 득점 기회를 노렸다. 하지만 여러 차례 슈팅이 골대를 맞고 튀어나와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결정력이 다소 부족했다.
수비 허점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레버쿠젠은 전체적으로 경기를 주도했지만 수비가 흔들리며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볼 점유율 60%를 기록하며 수치상으로는 브레멘을 압도했다. 슈팅도 더 많이 기록했다. 레버쿠젠은 브레멘의 문전에 28개의 슈팅을 날렸지만 브레멘의 슈팅 개수는 8개뿐이었다. 결국 공을 오래 갖고 있던 레버쿠젠이 슈팅도 많았지만 적은 점유율과 슈팅으로도 3점을 뽑아낸 브레멘이 훨씬 실속 있게 운영한 셈이다.
브레멘의 무기는 역습이었다. 전반 종료 직전 터진 동점골도 역습에서 시작된 골이었다. 당시 브레멘은 유효 슈팅 1개로 1골을 기록했다. 후반에 터진 골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자리를 잡지 못한 수비수진을 브레멘 공격진이 흔들었고 결국 동점골을 허용해 소중한 승리를 날렸다. 체력적 열세를 안고 교체 출전한 손흥민도 분데스리가 시즌 첫 골을 기록하며 '킬러 본능'을 과시했지만 팀의 무승부로 빛이 바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