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심재희 기자] 3경기 7골.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르 레버쿠젠의 골잡이 슈테판 키슬링(30)이 '미친 득점포'을 가동하고 있다. '수정'(Kies)이라는 별명답게 레버쿠젠에서 가장 환하게 빛나고 있다.
키슬링은 올시즌 첫 공식 경기에서 무려 5골을 뽑아냈다. DFB 포칼 1라운드 알레마니아 발달게샤임과 경기에서 다섯 번이나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상승세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리그로 이어졌다. 코펜하겐과 UEFA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 원정 경기에서 선취골을 터뜨렸고, 2013~2014 독일 분데스리가 1라운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원정 경기에서는 쐐기포를 작렬했다. 키슬링의 '미친 득점포'와 함께 레버쿠젠은 초반 3연승으로 기세를 드높였다.
2012~2013시즌 25골을 터뜨리며 리그 득점왕에 올랐던 키슬링은 지난 시즌 리그에서 15골을 기록했다. 레버쿠젠 팀 내 최다 득점을 올렸지만 못내 아쉬웠다. 시즌 막판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지며 전력에서 이탈했고, 독일 국가대표 명단에서도 제외되며 브라질로 향하지 못했다.
부상 회복의 힘든 시간을 보낸 뒤 키슬링은 더 강해져서 돌아왔다. 오프시즌 친선 경기부터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그는 시즌 개막과 함께 펄펄 날고 있다. 과장을 좀 더해 말하면 '걸리면 골'이다. 현재 독일을 넘어 유럽 전체에서 가장 '핫 한' 공격수가 바로 키슬링이다.
공교롭게도 키슬링의 '미친 득점포'는 손흥민(22)에게 새로운 숙제를 안겨준다. 손흥민이 더 큰 선수가 되기 위해서 반드시 풀어내야 할 숙제의 키워드는 '공존'과 '활용'이다.
키슬링은 정통 골잡이다. 신체 조건(191cm 80kg)이 좋아 포스트 플레이에 능하고, 기본기와 시야 또한 좋아 동료와 연계 플레이도 잘 한다. 슈팅력 또한 수준급이라 중거리포도 곧잘 터뜨린다. 동료와 좋은 호흡을 보이는 타깃형 공격수다.
우선 손흥민은 키슬링과 '공존'을 생각해야 한다. 키슬링과 조합을 이뤄 다양한 공격을 만들어내야 한다. 장점인 스피드를 십분 발휘하면서도 중앙에서 존재감을 발휘하는 키슬링을 뒷받침 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주연이 아닌 조연의 구실에 더 충실해야 키슬링이 더 살고, 손흥민도 살고, 레버쿠젠도 살 수 있다.
레버쿠젠을 상대하는 팀이라면 '경계대상 1호'를 키슬링으로 삼을 게 뻔하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손흥민은 '공존 속의 활용'으로 키슬링을 바라보는 것이 더 좋다. 키슬링을 지원하는 역을 넘어 때로는 키슬링을 이용해 자신이 해결사로 직접 나설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키슬링은 상대 수비를 몰고 다니며 공격 공간을 열어줄 수 있는 선수다. 키슬링이 잡아주는 공간을 침투해 '살아 있는 공격 전개'를 많이 만들어야 하는 손흥민이다.
레버쿠젠은 오프시즌 경기에서 '키슬링-손흥민 투톱'을 실험했고, 시즌 초반 키슬링 원톱에 손흥민을 좌측 윙포워드로 두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정확한' 키슬링을 공격의 중심으로 두고, '가장 빠르고 막기 힘든' 손흥민을 여러 그림으로 끼워 맞춰 놓고 있다. 결국 시즌이 거듭되고 중요한 경기를 치를수록 손흥민이 레버쿠젠 공격의 마지막 퍼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성공적인 마지막 퍼즐이 되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공존'과 '활용'이 적재적소에 이뤄져야 한다.
현재 독일 현지에서도 손흥민의 능력은 리그 최고 수준으로 평가 받는다. 하지만 그의 이름 앞에 '특급'은 붙지 않는다. 아직 신예로 분류되어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냉정하게 분석하면 경기력의 기복이 심하기 때문이다. 어떤 상대를 만나도 폭발적인 활약을 보일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뭔가 안 풀리면 '왜 저러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조용하다. 이런 '기복'을 줄이기 위해 키슬링과 '공존 및 활용'의 부분을 더 확실하게 펼쳐나가야 하는 손흥민이다.
◆ 키슬링 5골-손흥민 1골! 레버쿠젠 vs 발달게샤임 골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