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희의 골라인] '닥공+짠물 수비!' 업그레이드 전북의 '숨은 살림꾼 3총사'

전북은 9일 성남과 경기에서 4-2-3-1 전형으로 경기에 나섰다.

[더팩트 |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심재희 기자] 이동국이 없어도 전북 현대는 강했다. 공수의 균형을 잘 맞추면서 성남 FC를 완파했다. '닥공'(닥치고 공격)에 '짠물 수비'까지 더해 더 완벽한 팀으로 거듭나고 있는 전북이다.

전북은 9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2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성남을 3-0으로 꺾었다. 부상으로 결장한 이동국을 대신해 원톱으로 출전한 카이오가 전반 14분 선취골을 터뜨리며 기선을 제압했고, 후반 25분과 추가시간에 한교원과 이상협이 추가골을 작렬하며 승점 3을 따냈다. 이날 승리로 전북은 승점 41을 기록하며 2위 포항(승점 40)의 추격을 뿌리치고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친선 경기를 포함해 최근 10경기 성적이 8승 2무다. 이 기간에 25득점 4실점을 기록하면서 무결점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경기 평균 2.5득점으로 '닥공'을 폭발하고 있고, 0.4실점으로 '짠물 수비'를 구축했다.

전북은 시즌 전부터 우승후보 1순위 전력으로 평가 받았다. 하지만 시즌 초반 쉽지 않은 길을 걸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면서 빡빡한 일정 속에 장거리 이동이 불가피 했다. '더블 스쿼드'를 자랑하는 두꺼운 선수층을 갖추고 있었지만 강행군이 만만치 않았고,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팀 전체가 흔들렸다. 조금씩 지쳐가며 힘이 빠진 전북은 결국 최악의 분위기로 월드컵 휴식기를 맞이했다. 전반기 마지막 4경기에서 1무 3패의 성적에 그쳤고, AFC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 포항에 무릎을 꿇었다.

53일 동안의 휴식 기간 동안 전열을 가다듬은 전북은 완벽한 공수 밸런스 속에 리그 선두로 올라 섰다. 최전방에서 이동국이 '회춘 모드'를 발동하며 펄펄 날고 있고, 새로 영입한 신형민이 중원에서 마당쇠 구실을 제대로 해주고 있다. '국대급 골리' 권순태의 '미친 선방'과 레오나르도, 이승기의 창의적인 플레이도 더해지면서 '무결점 경기력'을 이어가고 있다.

'소리 없이 강한 선수들'의 꾸준한 활약은 전북에 더욱 고무적인 부분이다. 이른바 '숨은 살림꾼 3총사'가 기복 없이 팀을 잘 이끌고 있다. '수비대장' 윌킨슨, '다목적 병기' 이재성, '러닝맨' 한교원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전북의 숨은 살림꾼 3총사. 왼쪽부터 윌킨슨, 이재성, 한교원. /프로축구연맹 홈페이지

전북은 9일 성남과 경기에서 1위와 9위의 전력 차를 확실히 증명했다. 어김없이 '숨은 살림꾼 3총사'가 팀을 잘 뒷받침 했다. 우선 수비에서 윌킨슨이 빛났다. 윌킨슨은 성남의 주요 공격옵션으로 자리 잡은 김태환을 꽁꽁 묶었다. 영리한 위치 선정과 적절한 몸싸움으로 김태환의 스피드를 저지했다. 세트 피스 위기 상황에서는 187cm의 큰 키를 활용해 성남의 공중 공격을 확실히 차단했다.

이재성은 '멀티맨'으로 빛나며 전북의 중원을 지켰다. 신형민과 짝을 이뤄 '더블 볼란치'로 배치돼 적극적인 압바과 공수 조율로 전북의 중원 에너지를 끌어올렸다. 후반 25분에는 결정적인 도움까지 올렸다. 기습적으로 성남 진영 왼쪽으로 파고들면서 완벽한 '택배 크로스'로 한교원의 추가골을 배달했다. 왼쪽 윙과 수비형 미드필더로 모두 뛸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의 장점을 잘 살려 승부를 가르는 쐐기포를 도운 이재성이다.

최근 전북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는 한교원이다. 이동국만큼 화끈한 활약이다. 성남전에서 1골 1도움을 올리며 최근 3경기 연속골(3골 2도움)을 기록했다. 한교원의 가치는 공격포인트로 다 설명할 수 없다. '러닝맨'이라는 별명처럼 쉬지 않고 뛰어다니며 전북의 공격을 주도하고 있다. 오른쪽 측면을 중심으로 중앙과 왼쪽, 그리고 후방까지 고루 오가면서 도우미와 해결사로 동시에 거듭나고 있다.

팀 스포츠에서 중요한 부분 가운데 하나가 바로 밸런스다. 공격만 강하거나, 수비만 탄탄하면 경기력의 기복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래서 '밸런스 밸런스' 하면서 팀의 전체적인 균형을 강조하는 것이다. 현재의 전북은 공격-중원-수비 모두 '균형 있게' 안정된 전력을 보이고 있다. 밸런스가 완벽하다는 이야기다.

K리그 클래식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전북. 상승세의 기본이 되는 '완벽한 밸런스'의 중심에 '숨은 살림꾼 3총사' 윌킨슨-이재성-한교원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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