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준석 인턴기자] 말 그대로 극과 극이었다. 브라질 특유의 '삼바 댄스'는 완전히 실종됐다. 그럴 분위기가 아니었다. 개최국 브라질을 무차별하게 몰아친 독일의 '전차 폭격'만 나왔다. 한 팀은 완패, 나머지 한 팀은 완승이라는 엇갈린 결과물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독일이 9일(이하 한국 시각) 벨루오리존치 에스타디우 미네이랑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4강 브라질과 경기에서 7-1로 이기며 12년 만의 결승 진출을 확정 지었다. 사실상 전반 26분 만에 끝난 경기였다. 독일은 이 시간에 무려 4골을 퍼부었다.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 티아구 시우바(30·파리 생제르맹)가 없는 브라질 수비진을 농락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단테 본핌(31·바이에른 뮌헨)이 대체 선수로 나섰지만 독일의 맹폭격을 도저히 막을 수 없었다.
독일은 전반 11분 대승의 신호탄을 쐈다. 브라질 진영의 왼쪽에서 올라온 토니 크로스(24)의 코너킥을 토마스 뮐러(25·이상 바이에른 뮌헨)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연결했다. 브라질 골키퍼 줄리우 세자르(35·토론토)가 몸을 날렸지만 공은 이미 골문 안으로 들어간 뒤였다.
전반 22분엔 '백전노장' 미로슬라프 클로제(36·라치오)가 나섰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뮐러의 짧은 패스를 받은 뒤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세자르의 손을 맞고 튀어나왔지만, 다시 오른발로 가볍게 밀어 넣으며 골망을 흔들었다. 월드컵 통산 16호 골이라는 금자탑을 세운 순간이었다. 공교롭게도 브라질 출신의 호나우두(38)를 밀어내고 최다 득점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 전반 24분과 26분엔 크로스가 연달아 브라질 골망을 흔들었다. 크로스 특유의 왕성한 활동량이 더해져 나온 결과물이었다.
독일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전반 29분 사미 케디라(27·레알 마드리드)가 페널티박스 가운데서 메수트 외질(26·아스널)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터뜨렸다. 5-0으로 전반을 마친 독일은 후반 24분과 34분에 연속골을 터뜨린 안드레 쉬를레(24·첼시)의 활약을 앞세워 7-0으로 달아나며 브라질의 혼을 쏙 빼놓았다. 독일은 경기 종료 직전 오스카(23·첼시)에게 1골을 허용했다. 승부와 관계없는 골이었다.
이날 '전차군단' 독일은 브라질에 융단 폭격을 가했다. 6점이라는 격차는 역대 월드컵에서 펼쳐진 4강전 가운데 최다로 기록됐다. 공교롭게도 이 기록의 주인 역시 독일이었다. 지난 1954 스위스 월드컵 오스트리아와 4강전에서 6-1로 이겼다. 여기서 1점을 더 늘렸다.
우승후보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나타낸 독일은 오는 10일 열리는 네덜란드-아르헨티나의 4강전 승리 팀과 14일 결승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