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월드컵] '불운의 월드컵'에 타격 입은 유통업체는?

월드컵 후원사인 오비맥주 카스, 코카콜라, 맥도날드(왼쪽 시계 방향) 등 유통업계는 브라질 월드컵을 맞아 막대한 비용을 들여 이벤트와 광고 등을 진행했지만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아 울상을 짓고 있다. /각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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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ㅣ 신진환 기자]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2014 브라질 월드컵 4강이 확정되면서 대회 막바지에 치닫고 있는 가운데 조별예선에서 일찌감치 떨어진 축구 국가대표의 선전을 기원했던 유통업체는 씁쓸한 뒷맛을 다시고 있다. 월드컵을 앞두고 적게는 수십억 원에서 많게는 수백억 원이라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광고·홍보를 진행했지만 소비증진이 시원찮아 투자 대비 효과를 거두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7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맥주 판매량이 통상 20∼30% 매출이 느는 데 그쳤다. 이마저도 한국과 러시아전을 끝으로 사실상 맥주 판매는 보통 수준으로 돌아갔다. 월드컵 특수를 바랐지만 실적은 죽 쑨 셈이다.

사실 축구와 맥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목을 축이면서 축구 응원을 할 수 있기에 맥주의 인기는 월드컵 바람을 타고 순항할 것처럼 보였다. 때문에 주류업계가 대목인 월드컵 기간을 앞두고 본격적인 마케팅 경쟁의 서막을 알렸지만 현실은 참담했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가장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였던 오비맥주는 자사의 대표 브랜드 '카스'를 앞세웠다.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 오비맥주의 6월 매출 신장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7% 상승했기 때문에 브라질 월드컵을 계기로 맥주 시장이 최소 연 3%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브라질 월드컵 한국 공식 맥주로 지정되면서 장밋빛 그림을 그렸다. 그러나 예상외로 한국 대표팀이 저조한 성적표를 거두면서 허탈한 기색이 역력하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정확한 통계는 아직 구체적으로 수집되지 않았지만, 카스 판매량은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면서 "월드컵 이전부터 분위기가 지난 대회처럼 고조되지 않아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많이 저조한 수준"이라고 아쉬워했다.

하이트진로 역시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지난 4월부터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월드컵 응원 문화를 위해 무알콜 맥주 '하이트제로 0.00 2014 스페셜 에디션'을 출시하면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월드컵 관련한 스폰서 활동이나 공식 브랜딩 활동보다는 새로운 응원 문화 만들기 캠페인에 주력했지만 허무하게 끝나버린 예선전 탓에 이마저도 역부족인 모양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월드컵이 공식적으로 끝나지는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벨기에전이 끝난 시점부터 맥주 판매는 많이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마케팅과 이벤트 효과는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났다"며 담담하게 받아드렸다.

월드컵 공식 파트너인 코카콜라도 이번 월드컵의 후광을 전혀 보지 못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랜드 파워를 지녔지만 졸전을 펼친 태극 전사 탓에 이벤트도, 실적도 고꾸라졌다.

코카콜라는 지난달 23일 한국-알제리전을 앞두고 100명의 응원단을 현지로 파견했지만 1승 제물로 여겼던 알제리에 패하면서 분위기가 급격히 가라앉았다. 때문에 응원단은 벨기에전은 응원하지 않고 부랴부랴 귀국했다.

또 코카콜라는 또 응원전이 열리는 광화문과 영동대로 일대에서 무료 샘플링 행사를 진행했지만 지난달 27일 3차전 경기 때 거리응원단 규모가 대폭 축소되면서 샘플링 효과도 거두지 못했다.

월드컵 공식 후원 레스토랑인 맥도날드도 월드컵 수혜를 입지 못했다. 맥도날드는 한국 경기가 열리는 날 아침 무료로 아이스커피 300잔을 선착순으로 제공하는 하는 등 갖은 마케팅에도 매출 상승은 꿈쩍하지 않았다.

유통업계는 일찌감치 월드컵에 등 돌리고 여름 특수를 겨냥하고 있는 형국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월호 사고와 허무하게 끝나가는 월드컵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여름 특수 마케팅에 집중하면서 반등을 노리고 있다"고 월드컵 특수는 더이상 없는 것으로 간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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