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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김동현 인턴기자] 리오넬 메시(27·FC 바르셀로나)의 득점포는 침묵했다. 하지만 그보다 가치있는 기록을 남기며 최고의 선수로 거듭나고 있다.
메시는 2일(이하 한국 시각) 상파울루의 아레나 데 상파울루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16강 스위스와 경기에서 연장 후반 13분 앙헬 디 마리아의 극적인 결승골을 도왔다. 수비가 세 명이나 에워쌌지만, 메시는 개의치 않았다. 되레 볼을 가지고 유유히 수비수 사이로 돌파했고 디 마리아가 침투할 공간을 만들었다. 대회 첫 도움이자 4경기 연속 공격포인트이었다. 월드컵 4경기 연속 경기 최우수 선수(MOM)이란 전인미답의 기록도 함께 달성했다.
골보다 의미가 있는 도움이다. 메시는 도움 전까지 철저히 스위스의 협력 수비에 막혔다. 그가 볼을 잡을 때마다 스위스 수비수 2~3명이 한꺼번에 달라붙어 그를 봉쇄했다. 이날 메시가 시도한 슈팅은 불과 2개였다. 아르헨티나가 120분 동안 시도한 슈팅이 22번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공격적인 포지션의 메시가 기록한 2번의 슈팅은 분명 적은 숫자다.
하지만 메시는 자신에게 집중되는 수비를 분산하기 위해 패스를 선택했다. 메시는 이날 무려 68번의 패스를 시도했다. 어지간한 중앙 미드필더를 뛰어넘는 수치다. 좌우 측면으로 철저히 공을 배급하며 무리한 공격은 시도하지 않았다.
앞선 경기와 비교해도 메시의 패스횟수는 눈에 띈다. 두 골을 터뜨린 나이지리아와 경기에선 38번의 패스를 시도했고 결승골을 터뜨린 이란과 경기에선 50번의 패스를 시도하면서 동시에 6번의 슈팅을 시도했다. 슈팅수는 줄고 패스가 크게 늘었다. 두 경기 모두 이날 경기와 달리 메시가 비교적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다.
메시를 협공수비로 막았던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전이 이날 경기와 좀 더 흡사하다. 보스니아전에서도 메시는 상대 수비수들에게 크게 고전했다. 슈팅도 전후반 통틀어 3개 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하지만 패스를 무려 70번이나 시도했다. 그가 터뜨린 결승골 또한 패스를 주고 받으며 만든 장면이었다.
물론 3경기 연속 가동됐던 득점포가 침묵한 것은 아쉽다. 5골을 터뜨린 하메스 로드리게스(22·AS 모나코)와 득점왕 경쟁에 불을 지필 수 있는 기회였다. 이날 디 마리아의 골 장면도 메시가 조금만 실력을 발휘했다면 골로 연결됐을 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메시는 충분히 욕심을 낼 수도 있는 상황에서도 팀을 먼저 생각했다. 무리하게 슈팅을 시도하는 대신 팀 동료에게 패스를 건넸고 결정적 도움으로 연결됐다. 메시의 골보다, 패스가 돋보인 한 판이었다.
migg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