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정의선 부회장 미국 방문, 구체적인 일정 알려지지 않아"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약 7개월 만에 다시 미국을 방문한다.
23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이날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약 7개월 만에 재방문이다. 앞서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 2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 CES에 참석하는 것으로 올해 첫 공식 행보를 시작한 바 있다.
이번 미국 방문 배경을 놓고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생산·판매 현황 등 현지 사업을 점검하고 미래 자동차 기술 동향을 파악하는 일정이다. 현지 파트너와의 접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영운 현대차 사장 등 임원은 이미 미국으로 건너가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미국 출장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 당국자와의 만남도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해 최대 25%의 관세를 물리는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 조치 시한이 다가오면서 적극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는 당초 지난 5월 발표 예정이었으나 6개월 유예된 상태다.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가 시행되면 미국에서 판매하는 자동차의 절반을 한국에서 생산하는 현대차로서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앞선 미국 출장도 이에 대응하기 위한 성격이 강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9월에도 출장길에 올라 미국 행정부, 의회 고위 인사들과 접촉, 수입 자동차 관세 부과 문제와 관련해 '호혜적 조처'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외에도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출장 일정 중 최근 발생한 현대글로비스의 차량 운반선 사고와 관련해 24명의 인명을 구한 미국 해안경비대 측에 감사의 뜻을 전달할 전망이다.
신규 투자와 관련한 행보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미래 자동차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그동안 해외 출장 시 현지 사업을 점검하는 동시에 신규 투자 건을 적극적으로 살펴왔다.
재계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미국 방문 일정이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기간과 일부 겹치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미 동맹 강화 방안이 제시되는 상황 속에서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미국에 대한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이란 관측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미국 출장을 가는 건 맞지만, 현지에서 어떤 일정을 소화할지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