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KB 누르고 순익 1위 '우뚝'…희비 가른 '희망퇴직'

12일 금융권 실적발표가 거의 마무리된 가운데 신한금융지주가 KB금융을 제치고 리딩금융지주 자리를 되찾았다. /더팩트DB

나란히 '3조 클럽' 신한·KB, 순익 격차 '878억 원'

[더팩트ㅣ이지선 기자] 금융권의 지난해 실적 발표 결과 신한금융이 1년 만에 다시 KB금융을 제치고 금융권 '톱'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두 금융지주사의 '희비'를 가른 것은 희망퇴직을 비롯한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었다.

12일 금융권 실적발표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신한금융지주가 현재까지 가장 높은 순익을 거뒀다. 신한금융은 이날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3조1567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8.2% 증가한 실적으로 그룹 설립 이후 최대 실적이다.

신한금융이 3조 원대 당기순이익을 올린 것은 지난 2011년 이후 7년 만이다. 신한금융은 은행 이자 이익과 비이자이익의 증가세와 글로벌 부문에서의 성과를 통해 이와 같은 실적을 거뒀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 당기순익 1위 자리를 차지했던 KB금융은 3조 원대에 '턱걸이'하면서 2위로 밀려났다. KB금융은 지난 8일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연결 당기순이익 3조689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KB금융의 실적이 다소 주춤한 배경에는 희망퇴직 비용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 2017년 신한금융이 희망퇴직 등 일회성 비용으로 2조 원대 순익을 기록하며 리딩금융지주 자리를 내줬었지만 이번에는 입장이 뒤바뀐 셈이다. KB금융은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지난해 3조4140억 원의 실적을 올리며 순익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특별퇴직금으로 최대 39개월 치 급여를 지급하기로 하면서 희망퇴직을 유도했다. 이에 따라 올해 615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해 퇴직금으로 2860억 원, 성과급으로 1850억 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지주가 1년 만에 다시 순이익 톱으로 올라섰지만 KB금융과의 순익격차는 878억 원에 불과하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왼쪽)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적극적인 M&A를 통해 순익 기반을 늘릴 전망이다. /더팩트 DB

신한금융이 '리딩뱅크' 지위를 다시 탈환했지만 실적 격차가 878억 원에 불과해 불안감은 남아있다는 업계 평가도 나온다. 이 정도 격차는 일회성 비용 등으로 단숨에 뛰어넘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KB금융이 신한금융 순익을 앞질렀을 당시에는 격차가 4000억 원에 가까웠다.

다만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 자회사 편입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아시아신탁 등에 대한 인수 절차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올해 순익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나온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지분율을 고려해 오렌지라이프가 신한금융지주에 연간 1000억 원 정도는 순익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각 금융지주사의 인수합병 전략에 따라 당분간 순익 순위도 혼조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두 건의 인수합병을 추진한 신한금융에 맞서 KB금융도 M&A를 통한 실적 기반 확대에 나선 탓이다. 12일 KB금융은 롯데캐피탈 인수전에 뛰어들기도 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롯데캐피탈 누적 당기순이익은 1131억 원으로 자회사 편입 시 신한금융과의 순익 격차를 더 좁힐 수 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금융지주사들의 은행 실적 기반등은 거의 비슷해지고 있어 주로 실적 향방을 가르는 분야는 비은행이 될 것"이라며 "당분간 인수합병이나 비은행 관련 투자 등에 따라 금융지주사 간 실적 순위 변동이 더욱 잦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atonce51@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