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아웃!' 유통업계, 설 선물세트 '착한 포장' 눈길

유통업계가 설 선물세트 과대포장을 근절하고 포장 쓰레기 줄이기에 동참하고 있다. 사진은 소비자들이 지난해 추석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명절 선물세트를 고르고 있는 모습. /더팩트 DB

장바구니·쿨링백 등 재활용·생분해 가능한 친환경 포장지 선봬

[더팩트 | 김서원 인턴기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명절 선물세트 과대포장과 포장 쓰레기 문제가 불거져도 그때뿐, 다음 명절이면 다시금 사회적 문제로 수면 위로 떠오르기를 반복했다. 하지만 올해 경우 유통업계가 설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선물세트 과대포장을 근절하고 포장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는 플라스틱 폐기물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높아지며 보다 친환경적으로 소비를 하려는 트렌드에 발맞추려는 노력으로 보인다.

26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에 이어 올해 설에도 재활용·생분해가 가능한 친환경 포장지로 선물세트를 포장한다. 정육 포장의 경우 재활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보냉 가방을 활용한다. 정육세트 보냉 가방은 단순 일회용성 상품이 아닌 장바구니나 쿨링백으로 재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100% 재활용 가능한 종이 선물박스를 사용해 굴비세트를 포장한 것도 특징이다. 3종 골심지로 내부를 제작하고 방수 기능이 있는 재활용 종이 가방 포장재를 사용해 보냉력을 유지함은 물론 쓰레기를 줄였다.

과일세트의 경우 재활용 비율을 극대화했다. 과거 일반 소재의 포장 완충재를 사용했던 것과 달리 재활용 가능한 완충재를 도입했고, 생분해가 가능한 소재의 완충재도 시범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한 과일을 손상시킬 수 있는 충격을 흡수해 주는 겹망도 분리배출이 가능한 소재로 교체했다.

롯데백화점 측은 올해 설 최초로 축산·굴비세트에 보냉력을 위해 넣는 아이스팩을 젤 타입이 아닌 물을 넣어 만든 상품을 활용해 사용 후 간편하게 분리수거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3일 재활용 가능한 정육세트용 보냉 가방을 선보였다. 보냉 가방은 장바구니나 쿨링백으로 재사용 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현대백화점 역시 과일 선물세트 내부 플라스틱 포장재를 없애고 종이 포장재로 대체했다. 이번 설엔 전체 과일 선물세트(2만5000개)의 40% 수준인 1만 개에 종이 포장재를 적용한 후 올해 추석부터 전 과일 선물세트에 확대 도입할 계획이다.

정육 선물세트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사용하던 스티로폼 단열재도 재활용이 가능한 흰색 스티로폼으로 교체할 방침이다. 과거엔 고기 빛깔을 살리기 위해 재활용이 안 되는 회색·빨간색 단열재를 써왔다.

재활용할 수 있는 자원 분리수거 지침에 따라 서울시를 포함한 대부분 지자체에서는 흰색 스티로폼만 분리배출 할 수 있다. 색이 있거나 코팅된 스티로폼은 종량제 봉투에 담아 배출해야 한다. 현대백화점 측은 이번 조치로 연 8만여 개의 스티로폼이 재활용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형마트도 친환경 포장 대열에 가세해 명절 선물세트를 준비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일회용품으로 버려졌던 한우 냉장·냉동 선물세트의 기존 보냉백을 일상생활에서 사용 할 수 있는 쿨링백으로 변경했다.

또한 지난해 도입한 '리사이클 박스'를 일부 고급 과일 선물세트를 제외한 과일 선물세트 전체로 확대할 예정이다. 리사이클 박스는 고급종이로 제작되는 과일 선물세트 박스가 그대로 버려지게 되는데 착안해 개발된 용기다. 과일 선물박스를 간단한 리폼을 통해 고급 수납박스로 재활용 할 수 있게 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친환경 패키지를 도입하면서 보냉백·스티로폼 각 5만여 개, 이염된 스티로폼 10만여 개, 과일 선물세트 박스 10만 개 등 도합 25만 개 쓰레기를 줄이는 효과를 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환경보호를 위한 기업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 위해 환경친화적 선물세트 포장을 위한 패키지를 구성했다"며 "향후에도 분리수거가 가능하거나 과대 포장을 줄일 수 있는 포장 방식을 고민해 환경 보호를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saebyeo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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