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토요타·닛산, 허위 광고 걸려도 남는 장사인가?

완성차 브랜드 토요타와 닛산이 각각 안전성을 속이고 연비를 부풀려 팔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더팩트 DB

연비 부풀리고 안정성 속여…소비자 신뢰 추락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일본 완성차 브랜드 토요타와 닛산이 각각 안전성을 속이고 연비를 부풀려 국내 시장에 수천 대를 판매한 사실을 적발하고 과징금을 물렸다.

한국토요타는 지난 2016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브4'를 국내에 출시하면서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에서 가장 안전한 차로 선정됐다고 광고했다. '라브4'가 미국에서 안전한 차로 선정된 건 맞지만, 국내에 판매한 '라브4'는 미국 판매 차량과 다르다. 미국 판매 '라브4'에는 충격을 버틸 수 있는 철강 보강재가 있지만 한국 판매 차량에는 이 보강재가 없다.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의 안전을 위해 선택한 소비자를 감쪽같이 속인 것이다.

공정위는 토요타가 한국 판매 차량은 안전성이 우수하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숨기고 허위광고를 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토요타가 홍보용 책자에 '사진과 내용은 국내 출시 모델의 실제 사양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문구를 넣었다고 하지만 소비자가 정확히 인식하기 어렵다고 봤다.

닛산도 인피니티 'Q50 2.2d'의 연비를 속였다가 적발됐다. 닛산본사에서 측정한 이 차의 연비는 리터당 14.5km였지만 국내에서는 15.1km/ℓ로 승인을 받고 광고했다. 닛산도 기름값을 아껴보려는 소비자들에게 뒤통수를 때린 셈이다.

공정위는 토요타와 닛산에 각각 8억1700만 원, 9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더팩트 DB

공정위는 토요타와 닛산에 각각 8억1700만 원, 9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두 회사에는 모두 판매한 차량 값에 1% 이하의 과징금이 부과돼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허위·과장 광고가 사라지지 않은 이유는 처벌이 약한 탓이 크다. 기업 매출 규모로 볼 때 허위 광고 과징금이 '새 발의 피' 수준이다 보니 '안 걸리면 그만, 걸려도 남는 장사'라고 판단할 수 있겠다.

강력한 처벌도 있어야겠지만 그 전에 기업이 달라져야 한다. 당장의 매출을 위해 소비자를 속인다면 기업의 미래는 없다. 소비자 신뢰를 잃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되겠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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