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전자담배도 경고그림 부착, 담배업계 "성급한 결정" 반발

보건복지부는 14일 담뱃갑 경고그림 등 표기내용 개정안을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으로 전자담배에도 경고그림을 포함할 방침이다. /더팩트 DB

복지부 "궐련형 전자담배, 덜 해로운 담배로 오인돼"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정부가 담뱃갑에 새롭게 부착할 경고그림 및 문구 12개를 확정하고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경고그림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담배업계는 전자담배에 발암 물질 경고그림을 부착하는 것은 근거가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14일 담뱃갑 경고그림 등 표기내용 개정안을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자담배의 경고그림 수위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알렸다.

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담뱃갑에 부착되는 경고그림은 총 10가지 주제(질환관련 5, 비질환관련 5)로 구성돼 있는데 이 가운데 경고효과가 낮게 평가된 '피부노화'를 빼고 '치아변색'을 새롭게 추가한다.

담뱃갑에 부착되는 경고그림은 총 10가지 주제로 구성돼 있는데 이 가운데 경고효과가 낮게 평가된 피부노화를 빼고 치아변색을 새롭게 추가한다. /복지부 제공

또 전자담배의 경고그림은 현재 '흑백 주사기' 그림과 '중독위험', '전자담배는 니코틴 중독을 일으킵니다' 등의 문구가 담겨있다. 복지부는 전자담배가 전하는 메시지를 이해하기 어렵고 경고효과도 미흡하다는 지적에 따라 경고그림을 바꾸기로 했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니코틴 중독 유발 가능성을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제작하고, 궐련형 전자담배는 일반궐련과 유사한 특성이 있다고 판단해 암 유발을 상징할 수 있는 그림을 부착할 계획이다.

권준욱 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이번 경고그림 교체는 오랫동안 사용에 따른 익숙해진 경고그림 및 문구 대신 새롭고 강화된 경고그림과 문구를 통해 담배의 폐해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불러일으켜 금연 및 흡연예방 효과를 극대화하고, 특히 '덜 해로운 담배'로 오인돼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폐해를 국민에게 정확히 전달하고 경고하는 데 그 의의가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담배업계는 전자담배에 경고그림을 부착하는 것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한국담배협회는 궐련형 전자담뱃갑 경고그림 시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복지부는 궐련형 전자담배는 일반궐련과 유사한 특성을 가지고 있고 배출물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되는 점 등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암 유발을 상징할 수 있는 그림으로 제작했다고 전했다. /복지부 제공

담배협회 측은 "전자담배 경고그림은 세계적으로 사례가 없는 데다 유해성 논란이 진행 중인 만큼 도입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조사는 아직 진행 중인 상황에서 복지부는 과학적 근거와 상관없이 궐련형 전자담배 경고그림 시안을 암세포 사진으로 성급히 선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한국식품의약품안전처의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 여부 조사결과가 발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복지부의 이번 개정으로 담배소매점 종사자와 방문객이 혐오성 그림에 강제 노출돼 정신적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에 마련된 경고그림 및 문구는 행정예고를 거쳐 최종 확정되며, 6개월의 유예기간 후 오는 12월 23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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