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맛과 멋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더팩트 | 청와대=오경희 기자] 청와대가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 참석 차 23일 오후 방한 예정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과 미국 대통령 대표단 일행을 위해 맞춤형 만찬을 준비한다. 이방카 보좌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중을 잘 아는 맏딸로, 백악관 실세로 꼽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저녁 청와대 상춘재에서 이방카 대표단 단장 일행을 위한 만찬을 연다. 상춘재는 해외 정상급 외빈들을 맞는 장소다. 지난해 11월 방한한 트럼프 대통령 내외도 이곳을 찾았었다.
만찬에는 대표단장인 이방카 보좌관과 제임스 리쉬 미 연방 상원의원, 사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 마크 내퍼 주한미대사대리 등이 참석한다. 앨리슨 후커 미 NSC 한국담당 보좌관은 대표단은 아니나 비공식 수행원으로 함께한다.
이번 만찬은 미 대통령 대표단 일행이 한국의 맛과 멋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외국인도 편하게 접할 수 있는 한식으로 준비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특히 만찬 메뉴로는 이방카 보좌관의 기호를 세심하게 배려했다. 코셔(Kosher) 식단을 지키는 이방카 보좌관을 위해 갑각류, 회 등을 되도록 피해 준비했고, 육류도 피했다. 코셔는 전통적인 유대인의 의식 식사법에 따르는 정결한 음식을 뜻하며, 유대교 율법에 의해 식재료를 선정하고 조리 등의 과정에서 엄격한 절차를 거친다.
전채요리는 3년 숙성 간장 특제소스로 버무린 '연근 배 샐러드'와 단맛이 일품인 옥광밤과 대추를 갈아 만든 '대추 황률죽', 제주도산 금태를 바삭하게 구워 한국을 대표하는 발효식품인 된장으로 만든 소스로 곁들인 '된장소스의 금태 구이'를 내놓는다.
메인요리로는 황토 맥반석 숙성고에서 숙성시킨 쇠고기 갈비를 참숯불에 구운 '갈비구이'와 국내산 콩으로 만든 손두부를 특제 양념장에 재워 참숯불에 구운 '두부구이', 가을에 수확한 김포 금쌀을 당일 도정해 지은 밥과 함께 제철 나물과 청포묵 등이 더해진 '비빔밥'과 '콩나물국'이 마련된다. 비빔밥은 서로 다른 재료를 골고루 섞어 먹는 음식으로 화합을 상징한다.
후식은 신선한 딸기를 익혀 만든 졸임과 딸기 주스로 만든 젤리, 딸기로 만든 얼음과자로 3가지 맛을 느낄 수 있는 '딸기숙과 딸기 얼음과자'가 제공된다. 차로는 제철에 수확한 유자로 청을 만들어 2년 숙성해 깊은 유자향이 일품인 유차차를 준비한다. 주전부리로는 고구마 부각과 말린 대추, 귤칩, 산청 곶감에 호두를 넣어 만든 곶감말이, 호두튀김 등을 마련한다.
만찬주로는 한국 와인의 대표적 산지인 충북 영동 산 백포도주 '여포의 꿈'과 미국의 대표적인 와인산지 나파밸리 산 적포도주를 선택했다.
만찬을 마친 후엔 상춘재에서 이방카 보좌관과 미 대표단을 위한 짧은 하우스콘서트도 열 계획이다. 국립국악관현악단 소속 해금 연주자(안수련), 가야금 연주자(문양숙)가 만찬 직후 등장해 가야금과 해금의 협연으로 '클레멘타인''메기의 추억''금발의 제니' 등 3곡을 연주할 계획이다.
청와대는 "음향시설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 생생한 연주를 그대로 들려줌으로써 미 대표단 일행이 한국의 음악과 문화를 가까이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콘서트로 준비되며, 하우스콘서트는 만찬에 초대된 이방카 보좌관과 미 대표단이 한국의 운치를 체험하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3박 4일 일정으로 방한하는 이방카 보좌관은 이날 문 대통령과 만찬을 갖는 데 이어 오는 25일 폐막식에 참석하며, 체류 기간 동안 올림픽 경기를 관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오는 26일 출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