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 찾은 文대통령, "저도 재수생"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울산광역시 울주군에 자리 잡은 유니스트 학위수여식에 참석해 졸업생들을 축하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노무현 정부 당시 과기원 승격 '특별한 인연'

[더팩트 | 청와대=오경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유니스트(UNIST·울산과학기술원)'를 찾아 졸업생들을 축하했다. 많은 대학 등의 졸업식 가운데 왜 이곳을 낙점했을까. 취임 이후 문 대통령의 울산 방문과 대학 등의 졸업식 참석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울산광역시 울주군에 자리 잡은 유니스트 학위수여식에 참석했고, 학생 창업인과 간담회를 가졌다. 우리나라 최초의 법인화 국립대학인 울산과기대는 2009년 3월 개교했으며, 이후 2015년 9월 28일 정부출연기관인 울산과학기술원으로 전환됐다.

이러한 유니스트를 문 대통령이 방문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각별한 인연과 정부 혁신 성장 기조와 맞물려 있으며, 지역 균형 발전과 인재 육성 등의 의미가 담긴 것으로 해석됐다.

우선 울산과학기술원의 전신인 울산과기대는 노무현 정부 당시인 지난 2007년 설립을 확정했다. 당시 청와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근무하던 문 대통령의 도움이 있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학위수여식 축사에서 "제가 유니스트와 조금 특별한 인연이 있다. 울산은 전국 광역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국공립 대학이 없는 곳이었다. 그래서 울산에 국공립 대학을 설립하는 것은 울산 시민들의 오랜 숙원이었다"며 "제가 울산과기대를 설립, 또 과기원으로 승격까지 다 나름대로 역할을 했기 때문에, 정말 짧은 기간 동안에 국내 유수의 대학으로 발전하는 걸 보면 저도 아주 뿌듯하고 보람을 느낀다. 그래서 오늘 특별히 여러분들의 졸업을 축하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유니스트 학위수여식에 참석한 문 대통령이 졸업생들을 바라보고 있다./청와대 제공

유니스트는 지난 2017년 '더(THE·Times Higher Education·영국 글로벌 대학평가기관) 세계대학평가'에서 국내 5위로 평가받았고, '더 대학평가'와 라이덴 랭킹(해당 분야내 상위 10% 피인용 논문수 평가)에서 논문 피인용수 국내부문 1위를 기록했다.

또 유니스트에선 정부 혁신성장 및 4차 산업혁명 R&D과제도 추진되고 있으며, 학생창업활성화를 위한 유니스파크를 지난해 11월 개관해 청년창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자전거용 스마트폰 거치대와 공기청정기, 척추손상치료용 패치 등 학생창업 시제품과 전시품을 관람하고, 학생창업인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우리가 혁신 성장을 강조하고 있는데, 혁신성장을 이루려면 역시 우리 청년들의 혁신 창업, 그게 가장 기본이지 않겠습니까"라고 반문하며 "문재인 정부는 우리 청년들의 모험적인 창업 활동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려고 한다. 우선 창업에 필요한 자금에 대한 지원을 위해서 금년부터 3년 간 10조원 규모의 혁신모험펀드를 조성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특히 자신을 '대선 재수생'이라고 표현하면서 청년들에게 창업 의지를 불어넣었다. "저도 살면서 실패가 많았다. 대통령 당선도 재수로 되지 않았습니까? 저도 변호사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다"라며 "여러분은 혼자가 아니다. 우리에게는 실패해도 다시 함께 할 친구들이 있다"고 격려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유니스트 학생 창업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청와대 제공

지역균형 발전과 지역인재 육성의 의지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졸업생들에게 "이곳 울산은 대한민국 산업수도로, 우리나라 총 수출액의 20%를 담당하는 우리 경제의 젖줄"이라며 "유니스트를 통해 유능한 인재들이 울산에서 자랐다. 지역발전이 대한민국 발전의 동력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우리 정부는 유니스트와 같은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이 지역 인재양성과 산학협력을 이끌도록 할 것이다. 지역대학과 공공기관, 지역 기업들의 연계를 통해 지역인재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아도 대한민국 산업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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