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문재인 대통령의 '66번째 생일'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66번째 생일을 맞는다. 사진은 지난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안에 설치된 문재인 대통령 생일 축하 광고판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김세정 인턴기자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 지하철부터 뉴욕타임스퀘어까지 '생일 축하' 광고 눈길

[더팩트 | 청와대=오경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66번째 생일을 맞았다. 1953년생인 문 대통령은 24일 취임 후 처음으로 청와대에서 첫 생일을 보낸다. 경남 거제의 시골농가에서 실향민의 아들로 태어나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던 만큼 감회가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지지자들은 문 대통령의 생일을 '해피이니데이'로 부르며, 광고와 영상 등으로 축하했다.

◆ 시골농가의 아들서 19대 대통령으로

문 대통령의 성장배경은 잘 알려져 있다. 부모는 함경남도 흥남이 고향이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피난길에 나섰다가 경남 거제에서 문 대통령을 낳았다. 맨손으로 나선 피난길이라 당장 살길이 막막했다. 흥남시청 농업 계장이었던 문 대통령의 아버지는 거제 포로수용소에서 막노동을 했고, 어머니 강한옥(91) 여사는 문 후보를 업고 다니며 계란 행상을 했다.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 문 대통령의 가족은 부산 영도로 이사했다. 이 시기 문 대통령의 아버지가 '장사를 해보겠다'며 나섰다가 실패하면서 어머니가 가족의 생계를 꾸려나갔다. 시장에서 좌판을 꾸려 장사를 하고, 리어카로 연탄 배달을 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이 '불평등하고 정의롭지 못한 구조를 바꾸는 데' 방점을 둔 것도 이 같은 성장 배경에서 나온 것으로 읽힌다.

문재인 대통령은 1953년 가난한 실향민의 아들로 태어났다. 9살 때 첫 영성체 기념식과 중학교 졸업식, 고등학교 수학여행 때(오른쪽에서 세 번째) 찍은 사진(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문재인 대통령 트위터

학생 운동과 공부를 병행했던 문 대통령은 1982년 부산에서 운명처럼 노무현 전 대통령과 만나 인권변호사로 함께 일하게 된다. 1988년 노 전 대통령이 13대 총선에서 승리한 뒤 2002년 대선에 뛰어들자, 문 대통령은 '운명공동체'로서 정계에 발을 들였다. 2009년,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사태 이후엔 현실정치와 거리를 뒀다.

이후 2012년 4.11 총선에서 부산 사상구에 출마해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그해 대선에 도전했고, 호남의 전폭적인 지지에도 석패했다. 2015년 2월 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로 당선돼 다시금 부활했으나, 이듬해 친문패권주의 논란으로 당 대표에서 물러났다.

◆ '정치 팬덤' 낳아…생일 축하 광고·영상 '눈길'

그러나 지난해 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분노한 국민들의 '정권교체 열망'은 '문재인 대세론'을 낳았다. '촛불혁명'으로 지난 5월 10일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그 뒤엔 '지지자'들의 전폭적인 응원이 있었다. 이른바 '외모 패권주의'와 소탈한 행동, 진정성, 친근함 등을 무기로 문 대통령은 '정치 팬덤'의 중심에 섰다.

지지자들에게도 문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생일은 특별했다. 문 대통령의 '66번째 생일 축하' 광고를 기획해 눈길을 끈다.

생일 열흘여전부터 서울 지하철 일부 노선에 해당 광고가 등장했다. 지난 11일 문 대통령의 지지자들인 'Moon_rise_day' 측은 자비를 모아 서울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 와이드 광고를, 또 5호선과 7호선, 8호선 총 10개 역에 영상 광고를 송출했다. 해당 광고에는 '66번째 생일을 축하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 광고는 2월까지 내보낼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66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영상이 23일(현지시간) 뉴욕 타임스퀘어에 게재됐다. /천연실뜨개모임

미국 뉴욕타임스퀘어 광장에도 생일 축하 광고 영상이 걸렸다. '오소리햅번'이라는 한 트위터리안의 기획으로 광고비와 광고 사진과 문구, 영상 제작 등 자원을 받아 이뤄졌다. 영상엔 "우리의 대통령이 되어주어서 감사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2012년 대선 출마선언, 2014년 광화문 단식, 2017년 촛불 광장 등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기까지 모습을 담았다.

또 문 대통령의 공식 팬카페인 '문팬'은 전국 지역별로 저녁 동시간대 '번개 모임'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6년 대선 국면에서 '노란우체통' '젠틀재인' 등 4개의 별도 팬클럽을 통합해 재출범했다.

일각에선 '일방적 추종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지지자들의 '문자폭탄'과 악플을 우려한 질문에 "그런 부분은 담담하게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며 "너무 예민할 필요는 없다"고 답변해 화제가 됐다.

한편 생일을 맞은 문 대통령은 '조용한 생일'을 보낼 것으로 점쳐진다. 청와대도 별도의 이벤트를 계획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도 다른 일반 청와대 직원들의 생일처럼 이른바 '이니 시계'를 선물로 받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유튜브, 오소리헵번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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