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청와대=오경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전군 주요지휘관들을 청와대로 불러 오찬을 함께했다. 취임 후 처음이다. 역대 대통령들이 해마다 해온 정례 일정이지만, 최근 북한의 도발 등 한반도 안보 상황과 무관치 않다. 이날 오찬의 주제 자체가 '강한 안보, 책임국방'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전국 주요지휘관들과 테이블에 마주앉아 한반도 안보 상황과 국방개혁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정경두 합참의장을 비롯해 육·해·공군 참모총장,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1·2·3군 사령관, 토마스 버거슨 미7공군사령관 겸 주한미군부사령관, 토마스 제임스 연합사 작전참모부장 등 한미 양국 주요 군 지휘관 147명이 참석했다.
오찬 메뉴가 눈길을 끌었다. 청와대는 지진 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 현지에서 지난달 24일 구입한 과메기와 전남 여수 화재 피해를 딛고 장사를 재개한 전통시장에서 산 갓김치, 전남 영암군의 대봉시(감) 등을 준비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우리 군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빠르게 고도화, 현실화되고 있는 아주 엄중한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 군의 역할이 막중하다"며 "나는 국군통수권자로서 우리 군과 여러분을 신뢰한다"고 인삿말을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전군 주요지휘관들에게 '4가지'를 당부했다. ▲북한에 대한 압도적인 힘의 우위 ▲전시작전 통제권의 조속한 추진 ▲강한 군대 육성 ▲병영문화 개선 등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우리 군의 한-미 연합방위 주도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우리 국방을 우리 스스로 책임지는 책임 국방을 구현할 수 있도록 우리 군의 핵심 능력과 합동성을 실질적으로 강화해 달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거듭 강조하지만 군 스스로가 이 모든 변화와 개혁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며 "이 자리에 있는 지휘관들이 이 모든 변화와 개혁의 설계자이고 집행자가 되어야 한다. 대통령이 여러분과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한국형 3축 체계(킬 체인·미사일 방어·대량응징보복)를 조기에 구축하고 유사시 최단 시간 내 최소 희생으로 전쟁을 종결할 수 있는 새로운 작전수행 개념을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또 "내년은 국방 개혁 2.0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문 대통령과 주요 지휘관들은 포도 주스로 "강한안보", "책임국방"을 건배사로 외치며 오찬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