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골목상인 아들" 文대통령, 중기부 향한 애정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중소벤처기업부 출범식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21일 오전 청와대에서 홍종학 장관에게 임명장 수여 후 환담장으로 향하고 있다. /청와재 제공

[더팩트 | 청와대=오경희 기자] 홍종학 장관을 수장으로 한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가 30일 닻을 올렸다. 새 정부서 유일하게 신설된 중기부는 장관 인선에 난항을 겪으면서 뒤늦게 공식 출범했다. 중소기업청에서 부로 승격된 지 127일 만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출범식에 직접 참여해 '홍종학호'에 힘을 실었다.

출범식은 이날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문 대통령을 비롯해 홍종학 초대 장관, 공공기관장, 중소·벤처기업인, 소상공인 대표 등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문 대통령이 중기부에 공을 들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문 대통령의 핵심 경제 정책인 '네 바퀴 경제성장론'의 중심축인 부처이기 때문이다. 네 바퀴란 △일자리 △소득주도 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를 말한다.

문 대통령은 출범식에서 "중소벤처기업부는 새 정부의 유일한 신생부처다. 여러분 스스로, 문재인 정부의 핵심부처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일해주기 바란다. 여러분이 일자리 중심 소득주도 성장, 혁신성장의 주역"이라며 "마음과 자세를 완전히 새롭게 해주기 바란다. 더 이상 여러분은 정책 집행만 하는 수행기관이 아니다. 정부 각 부처의 다양한 중소기업 정책을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조정하는 컨트롤 타워가 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불발에도 홍 장관을 임명한 문 대통령은 중기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그를 격려했다. 지난 21일 홍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며 문 대통령은 "새 정부 경제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게 중소기업·중소상공인·벤처기업 지원 육성 부분인데,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이제야 임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장관은 대선 때 경제 정책 전반을 다 준비해주고 특히 중소기업 정책을 책임지고 해줬기 때문에 아주 기대가 크다. 열심히 해달라"고 독려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 오전 청와대 충무실에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홍종학호'에 거는 기대만큼 문 대통령은 부처의 중점 과제들을 직접 거론했다. 문 대통령은 "중기부의 목표는 하나다. 오직 중소기업이 마음껏 일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기술탈취와 남품단가 후려치기, 부당내부 거래 등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근절해 '공정경제'의 초석을 튼튼히 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 또한 중소기업 맞춤형 수출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고, 수출시장의 정보 제공에서 바이어 발굴, 계약, 납품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겠다고 문 대통령은 약속했다.

축사 말미에 문 대통령은 "저는 골목상인의 아들이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저의 부모님도 장사로 생계를 유지하며 자식들을 키웠다. 여러분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중소기업을 보호하고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 홍종학 장관의 다짐을 제가 뒷받침하겠다"며 중기부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실제 문 대통령은 1953년 1월 24일 경남 거제의 시골 농가에서 실향민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 고(故) 문용형 씨와 어머니 강한옥 씨 사이 2남 3녀의 둘째이자 장남이다. 부모님은 한국전쟁 당시 흥남철수 작전 때 남하해 거제에 정착했다. 함흥에서 수재였고 공무원이던 아버지는 문 대통령의 '멘토'였다. 그러나 실향민으로 생계를 꾸리기 녹록지 않았다. 7세 때 부산으로 이사한 후엔 어머니가 연탄을 팔고, 시장에서 구제품을 팔며 생계를 꾸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 오전 청와대 인왕실에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환담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의 의중에 발맞춰 홍 장관도 1호 정책으로 대기업의 중소·벤처기업 기술탈취 문제를 내세우며 불공정 행위 근절에 초점을 맞췄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 원스톱 지원체계 구축, 벤처투자 활성화, 소상공인 보호정책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전망이다. 또 당장 최대 이슈는 단연 내년부터 적용될 최저임금 인상 문제다.

홍 장관은 "대기업도 벤처로 시작해 혁신을 거듭하며 우리나라 성장을 이끌어왔고, 외환위기 때는 혁신 벤처기업이 위기극복을 견인했다"며 "하지만 현재 우리는 세계화와 기술진보로 저성장과 양극화라는 도전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기부가 중소·벤처기업과 소상공인의 수호천사와 세일즈맨이 되어 저성장과 양극화 문제를 극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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