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논란' 아이폰X, 해외 직구가 답일까요?

애플의 아이폰X(텐)이 오는 24일 국내에 정식 출시된다. 하지만 140만 원에 달하는 가격이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애플코리아 홈페이지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애플 '아이폰' 탄생 10주년 기념작 '아이폰X(텐)'의 국내 출시가 오는 24일로 확정됐다. 다음 달 또는 내년 초쯤 출시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보다 다소 빨라져 고객의 관심은 지난 3일 출시된 '아이폰8'이 아닌 '아이폰X'에 쏠리는 모양새다.

하지만 애플 충성 고객마저도 '아이폰X' 조기 출시에 마냥 기뻐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140만 원에 달하는 '아이폰X'의 가격. 미국에서 판매되는 제품보다 20만 원 이상 비싼 점이 불만이 거론되는 이유다. 또 고객이 '아이폰X'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기 위해 바빠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 '아이폰X' 해외 직구로 사면 저렴할까

10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오는 24일 국내 출시를 앞둔 '아이폰X'(공기계)의 가격은 64기가바이트(GB) 모델 기준 142만 원이다. 256GB 모델의 경우에는 163만 원에 달한다. 당초 업계는 애플이 환율 변동 가능성을 고려해 한국 가격을 더욱 높게 책정하더라도 '아이폰X' 64GB 모델은 130만 원대, 256GB 모델은 150만 원 안팎이 될 것이라고 관측한 바 있다.

다른 나라의 가격과 비교하더라도 국내 가격은 높은 수준이다. 미국에서는 64GB 모델이 999달러(약 112만 원), 256GB 모델이 1149달러(약 128만 원)다. 64GB 모델 기준, 일본에서는 세전 11만2800엔(약 111만 원), 캐나다에서는 1319달러(약 116만 원), 홍콩에서는 8588달러(약 123만 원) 등이다.

물론, 이동통신사를 거친 '아이폰X'의 가격은 142만 원보다는 낮게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파격적인 출고가 책정이 없다면 고객의 가격 부담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아이폰X'을 좀 더 저렴하게 살 방법에 대한 고객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안타깝게도 제품을 저렴하게 살 방법은 그리 많지 않다. 신형 '아이폰' 구매는 공시지원금보다 선택약정을 선택하고 이동통신사별 카드할인·멤버십할인 등의 혜택을 고려하는 방법으로 고착화돼 있다. 불법 보조금과 같은 음성적인 단말기 할인 방식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직구를 통해 제품을 구매하는 방법도 있지만, 출고일이 정해진 시점에서 추천할 만한 방법은 아니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미국 애플 스토어에서 직구한다고 가정하면, 약 111만 원의 제품에 현지 세금(뉴저지 기준 7만6000원 수준), 수입 부가세(11만 원 수준), 운송비(1만 원 수준) 등을 내야 한다.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 지적받는 아이폰X이 아이폰8 시리즈의 부진을 얼마나 메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아이폰8 구매 고객이 제품을 살펴보는 모습. /임세준 기자

결과적으로 직구 가격은 131만 원 정도로, 공기계 142만 원인 국내 가격보다 11만 원 정도 저렴하다. 다만 각종 이동통신사 프로모션 혜택과 사전 예약 시 따르는 혜택 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눈에 띌만한 가격 차이는 아니라는 의견이 나온다. 배송에 3~4주가 소요되는 것도 직구의 단점이다. 배송이 빠른 해외 직구 대행으로 '아이폰X'을 사면 국내 가격보다 20만 원 정도 더 비싸진다.

업계 관계자는 "신형 '아이폰'을 해외 직구로 사는 고객은 제품을 더 저렴하게 사겠다는 생각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남들보다 먼저 제품을 사용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 직구 서비스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며 "''아이폰X' 국내 출시가 2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배송 과정에 불편함이 있는 직구를 선택하는 고객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비싼 가격이 걸림돌…애플 충성 고객의 선택은?

업계는 앞서 출시된 '아이폰8'이 전작 '아이폰7' 대비 저조한 성적을 보이는 가운데, '아이폰X'이 '아이폰8'의 부진을 메울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지금까지 거론되는 흥행 장애물은 역시 '가격'이다. 최근 온라인 설문조사 전문 업체 '두잇서베이'가 전국 10~50대 남녀 254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신형 '아이폰' 구매를 망설이는 가장 큰 요인으로 가격(51.4%)을 꼽았다.

하지만 '아이폰X'이 국내 시장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아이폰X'이 미국, 일본 등 1차 출시국에서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다, 국내에서 '아이폰X'을 기다리는 '대기 수요'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아이폰8' 부진 배경에 '아이폰X'의 대기 수요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반응이 나빠 '아이폰8'을 건너뛰고 '아이폰X'을 구매하겠다고 밝힌 30대 은행원 이 모 씨는 "'아이폰X'의 가격을 보고 놀라긴 했으나, 통신사에서 출고가가 조정될 것 같고, 할인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부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직구를 통한 구매 방법에 대해서는 "좀 더 저렴하겠지만, 통신사에서 선택약정 할인받고 살 생각"이라며 "귀찮기도 하고, 통신사에서 사는 게 더 안전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휴대전화 유통점 관계자는 "출시 전부터 '아이폰8'보다 '아이폰X'에 대한 문의가 더 많다"며 "물론 너무 비싼 가격 때문에 흥행을 장담하긴 어렵지만, '아이폰X'이 '아이폰' 마니아층을 움직일 정도의 파괴력은 지닌 제품이라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외신에 따르면 '아이폰X'이 날씨가 추워지면 일시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애플은 '작동 멈춤' 문제를 인정하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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