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 만에 또 탈당한 김무성의 '구차한(?) 변명'

김무성 의원 등 바른정당 통합파 9인이 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했다./국회=이원석 기자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김무성 의원을 주축으로 한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 9명이 6일 탈당을 공식 선언하며 자유한국당 복당 의사를 밝혔다. 이들의 이탈로 바른정당은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잃게 되는 등 당의 존폐 기로에 서게 됐다.

특히, 지난 1월 "국정농단 사태를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국민에게 사죄의 큰절까지 올리며 바른정당을 창당했던 김 의원 등 통합파 의원들은 이날 탈당으로 책임정치에 어긋난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게다가 통합파는 이날 복당의 명분으로 '문재인 정부의 독주·포퓰리즘을 막기 위함'을 강조했지만, 정작 그동안 강조했던 한국당의 혁신에 대해선 아무 말도 하지 못해 '명분 없는 복귀' '철새'라는 비난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무성 의원을 주축으로 한 바른정당 통합파 8인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 우리는 보수대통합의 길에 나선다"며 탈당 및 한국당 복당을 선언했다. 대표로 성명서를 낭독한 김영우 의원은 "우리는 오늘날 보수세력이 직면한 안타까운 현실이 더 이상 지속돼서는 안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라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는 보수세력이 갈등과 분열을 뛰어 넘어,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하나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의 독주와 포퓰리즘을 막아야 한다는 것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포퓰리즘 폭주와 안보위기 심화를 막아내기 위해서 모든 보수세력이 하나 되는 대통합을 위해 노력하겠다"라며 "대한민국 보수가 작은 강물로 나뉘지 않고 큰 바다에서 만나 하나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분발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탈당의 명분을 문재인 정부의 독주와 포퓰리즘을 막기 위해라고 강조했다. /국회=이원석 기자

기자회견 직후 질문들이 쏟아졌고 통합파 의원들은 진땀을 빼며 답변에 나섰다. 특히 '여기 있는 상당수가 바른정당 창당을 주도했는데 책임정치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질문에 김영우 의원은 "우리가 책임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답해야 했다. 이어 "책임을 당연히 절감하고 그 책임을 보답하는 일은 앞으로 보수가 뭉쳐서 개혁을 제대로 하는 것이 아니냐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무성 의원은 "그 모든 비난을 다 감수하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김 의원은 "오늘 저희들이 한 결정에 대해 많은 비판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라며 "그 모든 비난을 다 감수하더라도 현 시점에서는 보수가 통합해 문재인 정부의 독주를 막아야 한다는 가치가 더 우선이라 생각해 결단을 내렸다는 점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제명한 것 말고 한국당이 달라진 게 뭐가 있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김영우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을 한국당이 출당조치 했는데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건 보수가 새롭게 태어나는 첫 출발이 되지 않겠냐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질문의 핵심이었던 한국당 혁신에 대해선 마땅히 답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월 바른정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의원들이 일제히 사죄의 큰절을 하고 있다. /올림픽공원=이새롬 기자

이날 통합파의 탈당 선언은 지난 1월 24일 창당 선언 이후 286일 만이다. 당시 창당대회에서 김무성 의원은 "대통령의 헌법위반과 국정농단 사태를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면서 통절한 마음으로 용서를 구한다"며 "바른정당은 나라를 망치는 패권세력들을 극복하고 참된 약속으로 실천하는 정치를 보이겠다"고 각오를 밝힌 바 있다. 국민들을 향해 사죄의 큰절을 하기도 했다.

이번 탈당에 동참한 주호영 원내대표도 당시 "국정파탄과 대통령 탄핵이라는 국가적 위기를 죽기 살기로 막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며 "기득권을 버리고 맨땅에서 새로 출발하겠다. 반드시 성공하겠다"고 말했다.

탈당파는 오는 8일 탈당계를 제출하고 9일 한국당 복당을 추진할 계획이다. 탈당 인원은 김무성·강길부·주호영·김영우·김용태·이종구·황영철·정양석·홍철호 의원 등 9명이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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