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부여=김형중 기자] 충남 부여군이 2027년 본예산부터 세입 규모에 맞춰 지출을 조정하는 재정구조 정상화에 나선다.
부여군은 2027년 본예산 편성 과정에서 일반회계 200억 원, 대규모 투자사업 300억 원 등 모두 500억 원 규모의 재정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지방교부세 감소가 아니라 세입 증가를 웃도는 지출 확대가 누적된 데다 그동안 부족한 재원을 메워온 기금과 순세계잉여금마저 소진되면서 더 이상 기존 방식으로는 재정을 운용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단순히 모든 사업의 예산을 일률적으로 깎는 방식은 아니다. 매년 반복되는 경비나 사업 효과가 낮은 사업은 줄이는 대신 주민 생활과 직결되거나 시급성이 높은 사업에는 재원을 우선 배분한다는 방침이다.
대규모 투자사업에 대해서는 이미 투입된 사업비보다 앞으로 부여군이 추가로 부담해야 할 군비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본다. 현재 파악된 대규모 투자·공모사업은 112개로, 향후 군비 부담액이 약 4664억원에 달한다.
부여군은 사업별 필요성과 추진 상황, 향후 재정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계속 추진할 사업과 사업 규모를 줄이거나 추진 시기를 조정할 사업을 구분할 계획이다.
부서별 예산 한도와 신규 공모사업의 군비 부담 한도도 마련한다. 사업을 먼저 추진한 뒤 부족한 재원을 마련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재원 범위 안에서 사업을 결정하는 구조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교부세가 계속 줄어서가 아니다"…지출 증가가 더 큰 문제
부여군의 최근 재정 흐름을 보면 지방교부세가 장기적으로 계속 감소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방교부세는 2021년 2912억원에서 2022년 4029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가 2023년 3284억 원으로 감소했다. 이후 2024년 3081억 원, 2025년 3284억 원을 기록했다. 2025년 지방교부세는 2021년보다 오히려 372억 원 많다.
2022년 교부세가 일시적으로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기저효과와 정부 세수 여건 등에 따라 연도별 변동은 있었지만, 교부세 자체가 지속적인 감소세에 들어섰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게 부여군의 분석이다.
문제는 지출이다. 부여군의 세출결산 규모는 2022년 9319억 원에서 2023년 9629억 원, 2024년 9865억 원, 2025년 1조1010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4년 사이 1691억 원, 약 18% 늘었다.
지방세와 세외수입 등 자체적으로 확보하는 세입은 이 같은 지출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결국 부족한 재원을 통합재정안정화기금과 순세계잉여금 등 일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재원으로 메워온 셈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한계에 도달했다.
부여군은 2018년 결산 기준 순세계잉여금이 1957억원에 달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을 약 1500억 원 규모로 조성했다. 이후 재정 여건이 어려워질 때마다 기금을 활용해 부족한 재원을 보완해왔다.
기금 잔액은 2022년 802억 원에서 2023년 349억 원, 2024년 321억 원, 2025년 42억 원으로 급감했다. 2026년 제2회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면서는 남아 있던 기금까지 모두 소진됐다.
이제는 예전처럼 기금을 꺼내 부족한 예산을 메우는 방식으로 재정을 운영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부여군은 이에 따라 2027년부터 ‘쓸 수 있는 돈에 맞춰 사업을 정하는’ 재정 운용으로 방향을 전환할 계획이다. 특히 대규모 사업의 경우 사업을 계속 추진할 필요성이 있는지뿐 아니라 향후 군비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지도 함께 따져 재정 부담을 줄여나갈 방침이다.
부여군 관계자는 "현재 재정 문제를 단순히 지방교부세가 줄었기 때문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세입이 크게 늘지 않는 상황에서 지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재정 여력이 줄어든 것이 보다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27년부터는 실제 감당할 수 있는 세입 수준에 맞춰 지출을 조정하고, 불필요하거나 효과가 낮은 사업은 정비해 재정 여력을 다시 회복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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