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전남광주=조효근 기자] 삼성전자가 전남광주에 2400억 원 규모의 공조 생산시설을 구축한다.
1989년 광주사업장을 설립한 이후 37년 만에 이뤄지는 대규모 생산시설 투자로, 생활가전 중심의 지역 제조업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냉각·공조산업으로 영역을 넓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전남광주시는 19일 광주청사 비즈니스룸에서 삼성전자·플랙트그룹코리아와 '공조 생산라인 신설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식에는 민형배 전남광주시장과 김철기 삼성전자 생활가전(DA)사업부장(부사장), 임성택 플랙트그룹코리아 대표 등이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전남광주시 북구 오룡동 첨단산업단지 내 광주사업장 제3캠퍼스 유휴부지에 연면적 2만1800㎡ 규모의 공조 제품 생산시설을 건립한다.
올해부터 생산시설 구축에 들어가 2028년 초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번 투자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11월 지분 100%를 인수한 독일 공조업체 플랙트그룹의 기술력과 삼성의 생산역량을 결합하는 첫 대규모 프로젝트다. 지난 6월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발표된 삼성의 호남권 투자계획이 구체화된 첫 사례이기도 하다.
플랙트그룹은 독일 헤르네에 본사를 둔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로 100년 이상 관련 기술을 축적했다. 중앙공조·환기부터 데이터센터용 정밀·액체냉각, 공조 제어시스템 등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새 생산시설은 플랙트그룹의 국내 생산거점이자 세계 공조 시장을 겨냥한 주요 생산기지로 활용된다.
생산 품목은 AI 데이터센터용 냉각수 분배장치(CDU)와 공기 냉각장비, 대형 건축물용 공조장비 등이다.
AI 확산으로 고성능 서버를 대규모로 운영하는 데이터센터가 늘어나면서 발생하는 열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냉각·공조 기술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전남광주시는 이번 투자를 생활가전 중심의 지역 제조기반을 AI 데이터센터 냉각·공조 분야로 확장하는 계기로 삼을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제조 역량과 플랙트그룹의 공조 기술을 지역 협력사와 연결해 관련 부품·장비 산업까지 함께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플랙트 투자지원 전담팀(TF)'을 구성해 생산시설 구축에 필요한 인허가 절차 등을 지원한다.
지역기업과의 상생협력체계 구축과 신규 국비사업 발굴, 공조산업 기반시설 확충도 추진해 완제품 생산부터 부품·장비까지 이어지는 공조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방침이다.
민 시장은 "전남광주에서 AI·반도체 산업의 큰 축들이 연결되면서 지역민의 삶을 꾸려갈 일자리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며 "광주공장이 세계 공조 시장의 핵심 생산기지로 성장하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광주사업장은 지난 37년간 삼성전자의 가전 생산을 뒷받침하며 회사와 함께 성장한 중요한 사업장"이라며 "지역 협력사와 상생을 강화하고 지역 산업 경쟁력 향상에 기여해 전남광주가 세계 공조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성장하는 데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