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권도시포럼 광주 개막…권위주의·포퓰리즘 대응 모색


유엔 인권최고대표 첫 참석
민주주의 위기 속 도시 연대와 인권정책 역할 논의

강기정 광주시장(앞줄 오른쪽 첫 번째)이 14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세계 인권도시포럼 개회식에 참석해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앞줄 오른쪽 두 번째)를 비롯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광주시

[더팩트ㅣ광주=조효근 기자] 광주시는 14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권위주의와 포퓰리즘에 대항하는 인권도시'를 주제로 '2026 세계인권도시포럼'을 개막했다.

올해로 16회를 맞은 세계인권도시포럼은 광주시와 유네스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가 공동 주최하는 국제행사다. 포럼은 15일까지 이어지며, 국내외 인권도시와 국제기구, 시민사회, 연구기관 관계자 등 1000여 명이 참여했다.

이번 포럼은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권위주의와 포퓰리즘이 민주주의와 인권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지방정부와 시민사회가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광주시는 특히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바탕으로 도시 차원의 인권정책과 국제 연대의 방향을 모색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개회식에는 강기정 광주시장과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를 비롯해 국내외 인권 전문가와 시민사회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세계인권도시포럼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개회사에서 "광주는 5·18민주화운동을 통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꽃피워낸 도시"라며 "오월정신을 바탕으로 자유와 인권, 정의와 연대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앞장서 왔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곳곳에서 권위주의와 포퓰리즘 확산으로 민주주의와 인권이 위협받고 있는 지금, 도시의 역할과 국제 연대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이번 포럼이 인권도시와 다양한 인권 주체들의 경험과 지혜를 모아 위기 극복의 실천적 해법을 찾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광주를 연대와 시민 참여의 보편적 가치를 보여주는 상징적 도시라고 평가했다.

그는 "광주 시민들의 용기와 희생은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큰 영향을 줬고, 세계 시민들에게도 깊은 영감을 주고 있다"며 "도시는 시민 신뢰와 민주주의 회복의 핵심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권도시는 권위주의와 포퓰리즘에 맞서는 민주주의의 방파제"라며 "인권과 평등, 포용은 도시의 회복력과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해법"이라고 말했다.

개막식에 이어 열린 전체회의에서는 도시가 민주주의 위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기조발제에 나선 모르텐 샤에름 전 유럽연합 기본권청 국장은 민주주의의 회복은 지역사회와 도시에서 시작된다고 진단하며, 인권도시가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고 시민사회 참여를 넓혀야 한다고 제언했다.

패널 토론에서는 광주 5·18과 오늘의 민주주의 위기를 연결하는 문제의식도 제시됐다.

강성현 성공회대 교수는 "광주는 1980년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민주주의 위기 속에서도 계속되고 있다"며 국가폭력과 비상통치 문제를 역사적 성찰과 실천의 과제로 짚었다.

박진 이태원참사진상규명특별조사위원회 사무처장은 혐오와 차별이 민주주의를 약화시키는 정치적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한 시민 연대와 인권 감수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포럼은 개회식과 전체회의를 비롯해 주제회의, 특별회의, 네트워크회의, 인권투어 등 6개 분야 19개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전날 열린 특별회의에서는 인공지능 시대 인권을 주제로 개인정보 보호와 알고리즘 편향, 디지털 격차 문제를 다뤘다. 이와 함께 어린이·청소년, 여성, 장애, 스포츠, 인권마을 등 분야별 인권 현안을 논의하는 프로그램도 이어진다.

한편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날 오전 개회식에 앞서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윤상원·문재학 열사 묘역 등을 참배하며 오월 영령을 추모했다.

bbb25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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