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김시형 기자] 윤석열 정부 당시 검찰 등의 조작 수사·기소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조작기소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자 국민의힘이 법안 처리에 반대하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필리버스터 시작 24시간 뒤인 6일 토론을 종결하고 법안을 표결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국회는 5일 본회의를 열고 '윤석열 정권 검찰청·국가정보원·감사원 등의 조작 수사·조작 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상정했다.
국민의힘은 법안 상정 직후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첫 주자로 나선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인 박형수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 죄 없애주기, 대통령 구하기 법안"이라며 "헌법기관인 의원들이 어떻게 이런 법안을 발의하느냐. 최소한의 양심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회가 대통령의 하수인이냐"며 "대통령에게만 특혜를 주는 평등원칙 위반 등 위헌투성이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 의석에서는 고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특검법은 윤석열 정부 당시 검찰·국가정보원·감사원 등 국가기관의 조작 수사·기소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기소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과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사업 관련 의혹 등이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민주당은 법사위 심사 과정에서 특검에 공소 취소 권한을 부여할 수 있다는 논란을 낳은 조항을 수정했다. 특검이 공소 유지 중인 사건의 이첩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 조항도 함께 삭제했다.
반면 수사 대상은 확대됐다. 기존 대장동·위례 개발비리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등에 더해 문재인 정부 당시 통계 조작 의혹, 서해 공무원 피격 및 탈북 어민 북송 관련 사건, 문 전 대통령 사위 취업 관련 뇌물수수 의혹, 사드 기밀 유출 및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등이 추가됐다.
특검 수사 기간은 준비기간 20일을 포함해 최장 200일이다. 수사 인력은 특별검사보 8명, 특별수사관 70명 이내, 파견검사 20명 이내, 파견공무원 210명 이내로 구성하도록 했다.
민주당은 필리버스터 시작 24시간 뒤인 6일 오후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 찬성으로 토론을 종결하고 법안을 표결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김태규 의원의 제명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가결됐다.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천준호 민주당 의원 등 161명이 발의한 결의안은 재석 의원 167명 중 찬성 166표, 무효 1표로 의결됐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했다.
결의안에는 김 의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신군부 행위를 내란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발언해 국회의원의 헌법 준수 및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며 제명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천 의원은 제안 설명에서 김 의원의 발언을 두고 "전두환 내란수괴에 대한 대법원 판결까지 부정하고 5·18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2차 가해를 가한 반역사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9월 30일 JTBC 유튜브 프로그램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해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내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행위도 내란이 아니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도 "내란이 아니다"라고 답해 논란이 됐다. 이후 이어진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와 회의에서도 김 의원의 참석 및 사과 여부 등을 둘러싸고 여야 간 공방이 이어졌다.
지방 주도 성장을 위한 초광역권 전략산업특구 특별위원회 구성결의안도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결의안은 재석 의원 160명 중 찬성 145명, 반대 10명, 기권 8명으로 가결됐다.
특위는 초광역권 전략산업특구와 재생에너지 특별선도단지 조성을 지원하고 관련 법률안을 심사하기 위해 구성된다. 위원장을 포함해 총 18명으로 구성되며 민주당 10명, 국민의힘 6명, 비교섭단체 2명이 참여한다. 활동 기한은 내년 1월 31일까지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반대 토론을 통해 "국가 산업구조와 지역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을 논의하면서 관련 상임위 의원들에게조차 제대로 된 사전 설명과 검토 기회를 주지 않았다"며 "상임위 중심의 국회 심의 원칙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전은수 민주당 의원은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고 지역 전략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입법이라고 반박했다. 전 의원은 "이 법안은 산업정책만 다루는 것이 아니다"라며 "규제 특례만 300개에 이르고 토지와 도시계획 등 여러 분야가 맞물려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