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청 갈등' 다시 수면 위로…정청래계 재결집 촉각


정청래·문정복 만남…여성위원장 선거 주목
신천지·조희대 탄핵 놓고 지도부와 이견
추미애 정책 공조…친청계 영향 시험대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친청계 의원들과 접촉을 이어가는 가운데 주요 현안을 둘러싼 김민석 지도부와의 이견이 드러나면서 계파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정 전 대표(왼쪽)와 한병도 원내대표가 지난달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국회 2차 본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오른쪽은 최민희 최고위원./남용희 기자

[더팩트ㅣ국회=정채영 기자] 지난 8월 전당대회 이후 당권에서 물러난 정청래 전 대표를 중심으로 친청(친정청래)계 의원들의 재결집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정 전 대표가 친청계 의원들과 공개적인 접촉을 이어가면서, 영향력 회복을 위한 기반 다지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전 대표는 전날 자신의 유튜브 방송 '정심라이브'에 친청계로 분류되는 문정복 의원을 초청해 점심 식사를 함께하며 대화를 나눴다. 문 의원이 전국여성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 이뤄진 만남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문 의원은 다음 달 1일부터 3일까지 치러지는 민주당 전국여성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상태다. 문 의원과 맞붙는 김남희 의원은 상대적으로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된다. 이에 이번 선거는 단순한 당내 직책 선출을 넘어 친청계의 결집력과 정 전 대표의 정치적 영향력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 의원이 당선될 경우 정 전 대표의 당내 입지가 강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문정복 의원이 전국여성위원장에 당선되면 정 전 대표가 여전히 살아 있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며 "정 전 대표의 당내 발언권도 상당히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남희 의원이 열심히 활동하면서 의원들 사이에서 평가가 좋다"며 "문 의원 입장에서는 승부수를 던져야 하는 상황이고, 정 전 대표를 지지했던 사람들을 결집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친청계 문정복 의원과 공개적으로 만난 가운데 다음 달 전국여성위원장 선거가 친청계의 결집력을 가늠할 시험대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문정복, 이성윤, 황명선, 이언주 민주당 의원(왼쪽부터)이 지난 2월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정 전 대표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는 모습./배정한 기자

친청계의 움직임은 당내 주요 현안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신천지 교인의 민주당 집단 입당 의혹을 둘러싼 갈등은 좀처럼 봉합되지 않는 상황이다. 지도부가 조사 결과 공개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가운데 친청계 최고위원들이 거듭 공개를 요구하면서 같은 문제를 둘러싼 공방이 반복되는 모습이다.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추진을 놓고도 정 전 대표와 친청계 인사들은 지도부에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해 왔다. 김민석 지도부가 탄핵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동안 친청계에서는 조속한 결단을 촉구하면서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전당대회 이후 다소 잦아들었던 계파 간 갈등이 주요 현안을 계기로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또 다른 민주당 의원은 "봉합돼 가던 갈등에 다시 소금을 뿌린 격"이라며 "김민석 대표가 불필요하게 신천지 문제를 건드리면서 상처를 다시 키웠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천지 의혹이 정 전 대표에게 치명타가 될 정도였다면 조사 결과 공개가 이렇게 미뤄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이 문제가 정 전 대표의 정치적 입지를 다시 다지는 데는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의혹 자체보다 김민석 지도부의 대응 방식이 정 전 대표에게 정치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취지다.

정 전 대표와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정치적 연대도 주목된다. 추 지사는 지난 8·17 전당대회 당시 정 전 대표에게 공개적으로 힘을 실었으며, 정 전 대표 역시 지방선거 과정에서 추 지사를 지원한 바 있다. 최근에는 추 지사의 소방 재정 관련 발언이 논란이 된 가운데 정 전 대표가 지방자치단체의 소방공무원 인건비 부담을 줄이는 법안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에는 친청계 의원들이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다. 추 지사가 소방 재정 문제 등을 놓고 이재명 대통령과 이견을 드러내는 상황에서 정 전 대표와의 정치적 연대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 전 대표가 당권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친청계 의원들과의 접촉을 이어가고 주요 현안에서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는 만큼, 당내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한 행보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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