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주권' 외친 여야, 관리엔 '구멍'…당원민주주의 시험대


민주 '신천지 입당 의혹'·국힘 'ARS 투표 오류'
조직적 동원 우려에 지도부 내홍까지
"책임 공방보다 제도적 보완 필요"

당원 중심의 정당 운영을 강조해 온 여야가 경선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은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운데)가 지난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수민·이태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외부 조직의 경선 개입 의혹에, 국민의힘은 당원 투표권 보장 논란에 직면하면서 여야가 강조해 온 당원 중심 정당 운영이 나란히 시험대에 올랐다. 당원의 권한은 확대됐지만 이를 뒷받침할 검증·관리 체계는 미흡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지난 8·17 전당대회 과정에서 제기된 신천지 교인 집단 입당 의혹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신천지가 민주당 경선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교인들을 조직적으로 입당시켰다는 의혹으로, 당시 당대표 후보였던 김민석 현 대표가 문제를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전당대회 이후 잠잠했던 논란은 최근 당 자체 조사 결과가 지도부에 보고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재점화됐다. 김 대표는 지난 14일 "상당한 정도의 집단적 가입이 있다는 것은 확인됐다"며 조직적 경선 개입과 관련한 유의미한 증언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 경선 결과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는 추가 규명이 필요한 상황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당원 검증 체계의 허점이 드러날 경우 당원주권 강화 기조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청래 전 대표 시절 추진된 '1인 1표제'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가치가 같아진 만큼 조직적 세력 동원을 막을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민주당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만약 신천지 집단 가입 의혹이 사실이라면 정교분리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특정 시기에 한꺼번에 당원으로 가입한 것인지, 수년에 걸쳐 가입한 것인지 등을 명확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혹의 실체뿐 아니라 조사 결과 공개와 후속 조치를 둘러싼 계파 갈등도 변수다. 정 전 대표와 친정청래계에서는 관련 의혹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당원 참여 확대가 자칫 조직적 동원이나 당내 갈등의 불씨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당원들의 정치적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이를 뒷받침할 검증 절차와 경선 관리 시스템은 충분히 갖춰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진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배정한 기자

민주당이 당원 자격 검증 문제에 직면했다면, 국민의힘은 당원 투표권을 보장할 경선 관리 체계의 허점을 드러냈다. 장동혁 대표가 당원 중심 정당 운영을 내세워 사고당협 조직위원장 선출에 당원직선제를 처음 도입했지만, 경기 용인갑 경선에서 자동응답시스템(ARS) 오류가 발생하면서 지도부 갈등으로 번졌다.

특히 기술적 오류가 재투표 범위를 둘러싼 내홍으로 확산하면서 경선 관리와 분쟁 해결 절차의 미비점도 드러났다는 평가다. 지난 8일 양향자 최고위원과 윤재복 후보 간 결선투표에서 일부 책임당원에 대한 ARS 발신 오류가 확인되자 당은 재투표를 결정했다. 그러나 양 최고위원이 다른 지역 경선에 대한 전수조사와 전면 재선거까지 요구하면서 지도부와 충돌했다.

결국 양 최고위원의 불참 선언으로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지난 16일 재투표를 취소하고 기존 경선 결과에 따라 윤 후보를 조직위원장 선정 대상자로 결정했다. 당원 투표권 침해 논란이 경선 결과를 둘러싼 갈등으로 이어진 만큼 투표 시스템의 안정성 확보와 함께 이의제기 및 분쟁 조정 절차를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당이 직면한 문제의 성격은 다르지만 당원 권한 확대에 상응하는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공통된 과제를 안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직적 경선 개입 가능성을 차단하는 동시에 당원의 투표권을 안정적으로 보장할 제도적 보완이 요구되는 셈이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당원이 되기가 너무 쉽고 온라인으로 가입할 수 있는 데다 당비도 몇천 원만 내면 된다"며 "당원들이 후보자 공천이나 의사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보니 특정 단체나 조직이 집단적으로 당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당원민주주의 강화가 오히려 당내 갈등의 새로운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조 교수는 "반칙이 일어나면 이를 두고 네 탓, 내 탓 하며 싸우기보다 반칙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는 게 생산적"이라며 "서로 책임 공방만 해서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바뀌지 않을 것이다. 공당으로서 책임 의식을 갖고 유사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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