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임명안을 재가했다. 야당 못지않게 범여권 일각에서도 '친윤 검사' 논란으로 심한 반대 여론이 있었지만 결국 정면돌파를 택했다. 범여권 내부 기류는 서로 다른 양상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안에서는 더는 불화가 커져선 안 된다는 자중론이 나오는데 진보 진영의 균열상은 한층 심화하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이 김지용 중수청장 임명안을 승인하면서 지난 2일 출범한 중수청 수장의 공백 상태가 해소되게 됐다. 앞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이날 여야 합의로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보고서에는 김 후보자가 중수청을 이끌 자질과 능력이 있다는 적격 평가와 기존 검찰과 차이가 없을 가능성의 부적격 의견이 나란히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전날 인사청문회에 대해 긍정 평가했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다양한 반대 시각이 존재하는 건 사실이지만 어제 청문회를 보면서 초대 중수청장으로 일하는 데 흠결이나 결격이 될만할 정도의 사유는 굳이 지적하기 힘들 정도로 잘 설명됐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일부 의원과 조국혁신당은 김 후보자가 과거 검찰 재직 시절 검찰 수사권 축소에 반대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재직할 당시 징계청구 명령에 반발하는 검사장 성명에 참여했다는 등의 이유로 지명에 반대해 왔다. 김 후보자가 중수청장이 된다면 민주당이 추진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의 검찰개혁의 의미가 후퇴한다는 취지였다.
김 후보자의 지명 이후 범여권 강경파의 반대로 추가 검증 등으로 인선이 지연되는 과정에서 파열음이 새어 나왔다. 추미애 경기도지사와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소셜미디어에 이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듯한 공개 글을 올렸고, 이 대통령 역시 인사 문제에 대해 줄곧 반대하는 강경파들을 겨냥한 것으로 읽히는 비판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자중지란의 모양새였다.
이 대통령의 최종 결정을 두고 민주당 내 강경파가 다시 반발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이를 염려한 듯 민주당 일각에서는 당정의 정치적 현실을 고려한 자중론이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김 후보자와 검찰개혁의 의미를 생각하면 우려와 비판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면서도 "이제는 청문보고서가 채택됐고 당정이 어려운 상황인 만큼 이쯤에서 정리되는 게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도 통화에서 "김 후보자가 임명 수순에 오기까지 과정이 너무 좋지 않았다. 여당이라고 해서 무조건 찬성하지 않고 대통령에게도 소수 의견을 직언하는 모습은 민주적 행위로써의 의미가 있지만 마치 감정싸움 같은 측면도 있었다고 본다"라면서 "결국 임명과 정치적 책임은 대통령의 몫이기 때문에 일을 잘 매듭짓기 위해 아쉬움은 아쉬움으로 남겼으면 한다"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김 후보자 임명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한 혁신당과 균열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와 검찰개혁 후속 조치, 부동산 세제 개편안 등을 두고 민주당과 이견을 보이며 진보 진영의 연대와 공조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무수했다. 이런 가운데 혁신당이 막판까지 김 후보자가 부적격 인사라며 재고를 요청했지만 관철되지 못하면서 양측의 관계는 더 껄끄러워지게 됐다.
임명희 혁신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아쉽게도 검찰개혁을 열망해 온 국민과 혁신당의 바람은 이번 인사에 반영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흠결이나 결격이 될 만한 정도의 사유는 굳이 지적하기 힘들 정도로 잘 설명이 됐다'는 청와대의 입장에는 깊은 유감"이라면서 "김 청장이 인사청문회에서 밝힌 '검찰개혁 완성 의지'가 국민을 위한 검찰개혁 완성으로 이어지는지 국민과 함께 똑똑히 지켜보겠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