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김시형 기자] 국민의힘이 장동혁 대표 주도로 추진한 '당원 직선제'를 처음 적용한 조직위원장 선거부터 잡음에 휩싸였다. 현역 지도부인 양향자 최고위원이 출마한 경기 용인갑 조직위원장 결선투표에서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 발신 누락 문제가 불거져 재투표까지 결정된 데 이어, 남양주을 조직위원장 선출 과정에서도 일부 책임당원들이 컷오프 기준을 둘러싼 공정성 논란을 제기하면서다. 당 일각에서는 연말 정기 당무감사를 앞두고 조직 재편을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는 이날 회의를 열고 용인갑 조직위원장 결선투표 재실시를 결정했다.
앞서 지난 8일 실시된 결선투표에서 특정 통신사의 자체 시스템이 일부 ARS 전화를 스팸으로 처리하면서 일부 책임당원에게 예정된 투표 전화 중 일부가 발신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조강특위는 오는 15일 결선 후보자 설명회를 열어 진상조사 결과와 재투표 일정 등을 안내하고, 18일 재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 사태는 장 대표가 당내 일부 반대에도 추진해 온 당원 직선제가 처음 적용된 선거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앞서 장 대표는 전국 당협위원장을 일괄 사퇴시킨 뒤 책임당원 100% 투표로 다시 선출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현역 의원들의 반발로 전면 시행은 무산됐다. 이후 위원장이 없는 36개 사고 당협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하기로 하면서 이번에 첫 당원 직선제 선거가 실시됐다.
당초 당 일각에서는 당원 직선제가 비당권파 인사들을 겨냥한 조직 물갈이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 가운데 비당권파로 분류되는 양 최고위원이 장 대표 측 인사로 거론되는 윤재복 후보에게 패하면서 계파 간 역학관계에도 관심이 쏠렸다. 윤 후보는 장 대표의 팬클럽인 '장풍2030'에서 사무총장을 지낸 인물로 알려졌다.
비당권파로 분류되는 우재준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사태는 당원 개인의 스팸 설정 등으로 전화를 받지 못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한 두차례 기회를 부여받지 못한 당원의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최종적으로 전화를 한 번도 받지 못한 인원만을 기준으로 투표권 침해 규모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실제로 몇 명의 당원이 정당하게 보장돼야 할 네 차례의 투표 기회 중 일부 또는 전부를 부여받지 못했는지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조직위원장 선출을 둘러싼 잡음은 남양주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당권파로 분류되는 조광한 최고위원이 현역 남양주병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가운데, 남양주을 조직위원장으로 조 최고위원의 남양주시장 재임 시절 보좌관으로 근무했던 이력이 있다고 알려진 김희성 후보가 선출되면서 일부 책임당원을 중심으로 경선 컷오프 기준과 절차의 공정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나왔다.
자신을 남양주을 책임당원이라고 밝힌 정모 씨는 이날 통화에서 "공모에 총 5명이 지원했으나 3명은 납득할 만한 아무런 설명도 없이 컷오프됐다"며 "지역에서는 조 최고위원이 향후 총선 지역구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자신과 가까운 인사를 중심으로 지역 조직을 정비하려 한다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책임당원들은 정희용 사무총장에게 지원자 전원이 참여하는 재경선을 요구할 계획이다.
당내에서는 이번 논란이 연말 정기 당무감사를 앞두고 벌어지는 조직 재편의 전조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한 당 관계자는 "지금은 국정감사 기간이라 크게 부각되지 않고 있지만, 연말 당무감사를 앞두고 벌어지는 일종의 힘겨루기로 보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양 최고위원은 투표가 이뤄진 전체 당협을 대상으로 전수 실태조사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전 당협 차원의 문제일 수 있는데 전체 실태조사도 하지 않고 1차도 아닌 결선만 다시 투표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시스템이 이렇게 허술하다면 앞으로 누가 당원 직선제를 믿고 참여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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