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때리기 나선 한동훈…갈라진 진보진영 다시 뭉칠까


검찰개혁·지선 연대 놓고 범여권 신경전
한동훈 "노무현 조작수사 신화 극복해야"
민주·친노·친문·노무현재단 일제히 반발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둘러싼 과거 의혹을 연일 제기하자 민주당 지도부와 친노·친문 인사, 노무현재단까지 잇따라 반발하며 공세에 가세했다. 사진은 한 의원이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는 모습. /국회=서예원 기자

[더팩트ㅣ국회=정채영·서다빈 기자]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둘러싼 과거 의혹을 연일 소환하며 더불어민주당과 진보진영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검찰개혁을 둘러싼 이견으로 범여권 내부의 균열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 의원의 '노무현 때리기'가 오히려 흩어진 여권을 다시 결집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한 의원은 지난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검찰 폐지 관련 토론회를 시작으로 노 전 대통령을 향한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당시 한 의원은 일부 민주당 정치세력이 노 전 대통령을 검찰 조작수사의 피해자로 만들었다는 취지의 이른바 '노무현 조작수사 신화'를 거론하며 이를 검찰제도 폐지의 출발점으로 지목했다.

민주당이 즉각 반발하자 한 의원은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튿날에는 노 전 대통령 본인 또는 가족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피아제 시계와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을 재차 꺼내 들었다. 민주당이 "법원의 판단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사과를 요구하자 한 의원은 "3억 피아제 시계를 받지 않았다는 것이냐"며 맞받았다.

공방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민주당 지도부를 비롯해 노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의원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윤건영 의원 등이 공개 비판에 나서자 한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들의 주장을 잇달아 재반박했다. 민주당이 노 전 대통령을 '성역화'하고 있다며 자신의 비판 대상은 노 전 대통령이 아닌 '허구의 피해자 조작 신화'를 만들어낸 민주당 정치세력이라는 주장도 폈다.

노무현재단까지 공개 비판에 가세했지만 한 의원은 물러서지 않는 모습이다. 재단은 6일 "정쟁에도 예의와 금도가 있다"며 "17년 전 고인이 된 전직 대통령을 확정되지 않은 사실로 소환하는 것은 비겁한 정치 공세"라고 비판했다. 한 의원이 사실이라고 주장하는 내용도 법원의 최종 판단이 아니라 수사 과정에서 나온 진술이나 의혹이라고 반박했다.

한 의원은 7일에도 "'허구의 노무현 조작수사 신화'가 지금 사법시스템 파괴의 출발점이자 동력"이라며 공세를 이어갔다. 그러면서 "이제 누군가 말하고 극복해야 대한민국에 미래가 있다. 저는 계속해 보겠다"고 예고했다.

검찰개혁 방향을 두고 범여권 내부의 이견이 이어져 온 가운데 한 의원의 노 전 대통령 관련 발언에는 더불어민주당과 진보진영이 한목소리로 대응하면서 다시 결집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사진은 김용민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시민주도 형사소송법 개정 추진 모임과 9개 당원 단체가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서울 공소청앞에서 국민을 위한 형사사법체계 대전환! 공소청·중수청 출범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앞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범여권에서는 검찰개혁을 둘러싸고 미묘한 긴장감이 조성돼 있었다. 특히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인선을 놓고 혁신당과 민주당 내 강경파가 반발했고, 이재명 대통령이 이들의 '친윤 검사' 주장을 직접 반박하면서 이견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검찰개혁의 세부 방향을 둘러싼 신경전도 이어졌다. 혁신당은 중수청의 소속과 수사 인력 구성 등을 놓고 이 대통령의 주장을 공개 반박하는 등 검찰개혁의 방향과 속도를 놓고 범여권 내부에서 입장 차이를 보였다. 민주당과 혁신당 사이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둔 연대 방식을 두고도 공개적인 신경전도 벌어졌다.

그러나 진보진영의 상징성이 큰 노 전 대통령을 겨냥한 한 의원의 공세가 오히려 흩어진 범여권을 하나의 전선으로 묶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개혁을 두고 입장이 엇갈렸던 것과 달리 한 의원의 발언을 향해서는 민주당 지도부와 친노·친문 인사, 노무현재단까지 잇따라 비판에 나서면서다.

한 범여권 관계자는 <더팩트>에 "검찰개혁을 두고 이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노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입장 차이가 없어 보인다"며 "'적의 적은 아군'이라는 말처럼 오히려 이 부분에서는 흩어져 있던 진보진영을 다시 뭉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움직임을 범여권의 실질적인 결집으로 해석하기에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노 전 대통령을 둘러싼 한 의원의 발언에는 공동 대응하고 있지만, 검찰개혁 등 기존 현안을 둘러싼 이견까지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결집될 거라는 관측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 공공의적을 통해 단결하는 전략이 통하려면 그 대상이 위협적이어야 한다"며 "한 의원이나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의 발언을 두고 잠시 한목소리를 낼 수는 있겠지만, 결국 범여권 내부의 갈등은 다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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