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사실상 임명 의지를 드러냈다.
이례적으로 야당이 아닌 여당에서 반대 목소리가 불거진 상황에서 정면돌파를 선언한 형국이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1일 브리핑에서 "일각에서 제기된 의혹 중 사실과 다르거나 막연한 추정 수준의 내용도 있었고, 현 단계에서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 소명 기회를 박탈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된다"며 "가까운 시간 안에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보낼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다양한 의혹으로 청와대 차원의 추가검증을 거치면서 지연됐던 임명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에 앞서 장문의 글을 잇따라 SNS에 올려 각종 의혹을 해명하면서 김 후보자에게 힘을 실었다.
그는 지난달 30일 밤 엑스(X·옛 트위터)에서 김 후보자의 '친윤' 논란을 언급한 한 이용자의 글을 인용하며 "정부에서 객관적 증거에 따라 확인한 바로 김 후보자는 △문재인정부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사장으로 발탁·승진시켰고 △윤석열 검찰총장 당시 대검 형사부장이었는데 윤 총장의 장모 최은순씨 모해위증교사 무혐의 사건에 재기수사 명령을 내려 기소하라고 했고 △이 때문에 윤 전 대통령 당선 뒤 지방 차장검사로 좌천됐다가 결국 쫓겨나다시피 사직한 사람"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1일 새벽에도 "후보자에 대해 '친윤 검사'라는 등 반대 주장이 있어 장시간 추가검증을 한 결과 대체로 사실이 아니거나, 심지어 터무니없는 허위주장으로 판명됐다"고 강조했다.
또 "중수청이 제 기능을 못하면 나라 질서와 국민 안전이 어찌되겠나"며 "중요 수사기구 책임자에 수사전문가를 검사 출신이란 이유로 쓰지말라고 하면 중수청을 망치자는 얘기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검찰 개혁의 목표가 검찰에 대한 복수를 하자거나 검찰을 망가뜨리자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며 "수사·기소를 분리시키고, 다시는 정권에 의해 악용되지 않으면서, 제대로 수사하고, 제대로 기소하게 하자는 것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에 더해 성 수석도 브리핑에서 김 후보자 검증 결과를 상세하게 소개했다.
친윤 논란뿐 아니라 지난 2020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직무정지와 징계 청구 재고 성명에 동참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절차에 하자가 있어 징계 등 조치가 유지되지 않을 것을 우려한 것으로, 절차의 문제가 없도록 보완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두둔했다. 정진용 부장검사 독직폭행건 기소 관련 의혹에는 "김 후보자는 기소 반대 입장을 일관되게 표명했다"고 설명했고,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과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기소에 관여했다는 주장도 반박했다.
이같이 대통령과 청와대가 인사 및 검증 내용을 상세하게 설명하면서까지 의혹을 반박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동안은 인사 관련 논란에 대해 즉각적인 대응이나 입장 표명을 자제했을 뿐 아니라 지명 철회 등 주요 결정을 발표할 때도 '국민 눈높이' 정도의 설명만 더하는 식이었다.
당장 중수청이 출범하는 상황에서 수장 인사에 더 시간을 끌 수 없다는 판단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용혜인·김승원 전 장관 후보자 등에 이어 인사 논란이 계속되는 것을 대통령과 청와대가 적극 나서 차단하려는 모양새다.
특히 김 후보자 임명을 반대하는 목소리는 야당이 아닌 여당 내부에서 주로 제기돼 통상적인 정국과는 다른 구도였다. 이 대통령이 김 후보자를 두둔하는 동시에 공을 국회로 넘기면서 정면돌파를 선언한 셈이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일 이 대통령의 SNS 메시지에 대해 "전혀 사실과 다른 의혹 제기를 계속하거나, 아니라고 설명했는데도 프레임화하는 것에 대해 명료하게 설명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추미애 경기도지사, 김용민 의원 등 내부의 반대 여론은 여전한 분위기다.
성 수석은 브리핑에서 "이제 국정 혼란을 야기하는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을 멈추고, 우리 형사사법체계가 나아가야 할 구체적 과제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김 후보자는 그간 경력에서 수사 전문성을 발휘해 왔을 뿐만 아니라 불법과 불의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강한 소명의식을 보여 왔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라는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도 확고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