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지뢰 가능성 매우 높다"…대북 유화책, 속도 조절 불가피


李 "진상 투명하게 밝혀 조치 취할 것"
北 지뢰 확정시…인도적 사업 추진 부담
"대북 관여 정책 동력, 많이 약해질 것"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의 원인이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최종 조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진은 2024년 6월 5일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일대에서 바라본 북한군 초소. /더팩트DB

[더팩트ㅣ김정수·정소영 기자]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우리 군 간부 3명이 중경상을 입은 폭발 사고의 원인이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최종 조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일관되게 추진되고 있는 대북 유화책에도 일부 제동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42회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서부전선 DMZ 폭발 사고에 대해 "군 당국은 유엔사(유엔군사령부)와 긴밀한 협조를 바탕으로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건의 진상을 투명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며 "그리고 그 진상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권대원 합동참모본부 차장은 전날 국방부 청사에서 "이번 지뢰 폭발의 원인은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며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지역에 아군이 지뢰를 매설한 기록이 없고, 오히려 북한군이 지난해 9월 인근 지역에서 지뢰를 매설한 흔적이 발견됐다고 권 차장은 설명했다.

양진혁 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이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DMZ 지뢰 폭발 사고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최종 조사 결과는 아직이지만 사고 원인이 북한군 지뢰라는 점이 확실해진다면, 이 대통령이 언급한 '필요한 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도 전날 국회에서 사고 원인이 북한군 지뢰로 확인될 경우 "합당하고 상당한, 거기에 상응하는 그런 대응과 조치가 필요하고 그렇게 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의 대응 조치가 전개된다면 기존 대북 정책도 이전과 같은 속도로 추진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우리 군 간부 3명이 중경상을 입은 원인이 북한군 지뢰로 확정될 경우 '인도적 사업'은 동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우리 군이 희생됐기 때문에 강동군병원 등 인도적 지원에 대한 대국민 여론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며 "북한이 일정 수준 인정하고 사과하면 모르겠지만, 그럴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서 이러한 대북 관여 정책 동력은 많이 약해질 것"이라고 짚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도적 지원 재검토 가능성에 대해 조사 결과를 보고 말할 수 있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임영무 기자

강동군병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점 사업인 '지방발전 20×10 정책'의 일환으로 완공된 지방병원이다. 통일부는 이곳에 93억 원 규모의 의료장비 지원을 추진 중이다.

통일부는 지난 14일 이와 관련해 인도적 지원은 정치·군사적 상황과 무관하게 일관되게 추진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도적 지원 재검토 가능성에 대해 "조사 결과를 보고 말할 수 있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대응 조치로는 2015년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당시 단행됐던 대북 확성기 재개가 거론된다. 당시 북한은 확성기 방송이 시작되자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고, 남북 고위급 회담을 통해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 다만 이 대통령은 취임 일주일 만인 지난해 6월 확성기 방송을 멈췄고, 그해 8월에는 전방 고정식 확성기까지 철거했다.

물론 당시 군은 확성기 방송이 '중단이 아닌 중지'라며 재개 여지를 남겼지만, 정부가 확성기 방송 중지 방침을 뒤집어 대북 기조를 전환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럼에도 정부는 북한의 책임이 최종 확인된다면 군사적·정책적으로 필요한 모든 옵션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국회에서는 'DMZ 지뢰 추정 폭발 사고'와 관련한 여야 현안 질의가 국방위원회 전체회의를 통해 진행된다. 강 장관은 회의에 출석해 사고 원인과 초기 대응, 현재까지의 조사 경과 등을 보고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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