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포로 비공개 논란…한-우크라 결실, 외교 쟁점으로 부각


우크라 대사대리 초치…"허위 공보 유감"
靑 "조치 검토 중" 하루 만에 대응 착수
양국 협력 결과물…외교적 마찰 소재로

외교부는 28일 주한우크라이나 대사대리를 초치해 북한군 포로 송환 비공개 합의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측에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전날 청와대가 필요한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지 하루 만이다.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월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는 모습. /뉴시스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북한군 포로의 한국 송환 사실을 일방적으로 공개하고, 비공개 합의는 없었다고 주장한 우크라이나에 대해 정부가 강경 대응에 나섰다. 청와대가 필요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주한우크라이나 대사대리 초치가 이뤄진 것이다. 양국이 오랜 협상 끝에 일궈낸 북한군 포로 송환이라는 결실이 되레 양국 간 외교적 쟁점으로 부각되는 양상이다.

28일 외교부에 따르면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오후 안드리 베쉬킨 주한우크라이나 대사대리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초치해 정부 입장을 밝혔다. 박 차관은 "북한군 포로 송환에 관한 양국 간 명확한 대외비 비공개 합의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측이 충분한 사전 설명이나 구체적 협의 없이 유엔(UN) 총회에서 북한군 포로의 한국행을 전격 공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차관은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공보실이 비공개 합의는 없었다고 주장한 데 대해 "허위 공보"라며 유감을 표하고 "거짓 사실을 발표한 것은 양국 정부 간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양국의 우호 관계에 지장을 초래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군 포로 송환의 일방적 공개와 허위 공보에 대한 우크라이나 정부 차원의 공식 해명·사과를 요구했고 재발 방지도 촉구했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북한군 포로의 한국 송환 문제가 양국 간 진실 공방으로 전개된 가운데 이뤄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유엔 총회에서 돌연 북한군 포로의 한국 송환 사실을 공개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4일 엑스(X·옛 트위터)에 우크라이나 측이 비공개 합의를 위반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공보실은 비공개 합의는 없었다고 주장했고,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우크라이나 정부 측의 합의를 위반한 일방적 공개와 '비공개 합의 사실이 없다'는 허위 공보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 측이 먼저 비공개를 요청했다며 관련한 협상 내용 일부까지 언급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청와대의 필요 조치 검토 언급과 관련해 (정부가) 일관되게 입장을 밝힌 건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나 재건 관련 협력은 또 다른 협력의 한 축이라는 것이라며 기존 협력은 별개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임영무 기자

그러면서 성 수석은 "이 문제에 대해 추가로 필요한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는데, 이에 따라 이번 주한우크라이나 대사대리 초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초치 이후 이를 보도자료로 대외에 공개한 점을 고려하면, 정부가 대응 수위를 바짝 높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군 포로 송환 문제는 양국 협력의 결과물로 여겨진다. 지난해 1월 북한군 포로들의 생포 사실이 공개되고 이들이 한국행 의사를 밝히면서 정부는 우크라이나 측과 물밑 협상을 진행해 왔다. 지난 7월에는 한-우크라 정상회담에서 포로 문제가 논의됐으며 양국 외교장관 회담도 있었다. 다만 이번 논란으로 북한군 포로 송환이 오히려 외교적 마찰 소재가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언급한 '필요 조치 검토'가 이번 초치와 같은 구체적인 대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여당 내에서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상 간 합의를 무시하는 국가에 지원할 이유도, 필요도 없다"며 "대한민국 정부는 즉각 우크라이나 지원을 재검토하라"고 적었다.

다만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정부가) 일관되게 입장을 밝힌 건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나 재건 관련 협력은 또 다른 협력의 한 축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논란에 대한 외교적 대응과 기존 협력은 분리해 추진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7월 한-우크라 정상회담에서는 한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1억 달러 상당의 포괄적 지원 계획이 공식화된 바 있다.

js88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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