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정치부는 여의도 정가, 대통령실, 외교·통일부 등을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김정수 기자] -추석 명절을 앞두고 한미 정상회담이 깜짝 성사됐다. 대미투자 진전에 따른 결과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핵추진잠수함, 농축·재처리, 조선 협력,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에 대한 협력 의지를 확인했다. 후속 협의도 언급된 만큼 양국 현안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정치 소식은 갈등과 반목으로 가득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의 '재제청 요구 거부'로 청와대와 대법원이 정면 충돌하자,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사법쿠데타로 규정하고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권 실정 대국민 보고대회'를 국회에서 열었다. 추석을 앞두고도 민생 현안보다 정쟁이 전면에 부각된 한 주였다.
◆'별도 접촉'→공식회담…당일에야 확정된 한미 정상회담
-명절을 앞두고 한미 정상회담이 열려 많은 주목이 쏠렸어.
-맞아. 이재명 대통령은 유엔 총회 출장 중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30분간 회담을 가졌어.
-일찌감치 예정된 일정이 아니라 '깜짝 회담'이었다던데.
-응.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출국 당일 출장 사전브리핑에서 "미국, 호주 등 주요 정상들과 다양한 방식의 별도 접촉을 가질 예정"이라고 표현했어. '정상회담'이라는 명확한 단어를 사용하지 않아 공식적인 회담을 가질 가능성은 낮다는 의미로 해석됐지.
-실제로 이번 회담은 당일 오전에야 확정됐다고 해. 그간 양국이 대미투자라는 핵심 현안 협의에 난항을 겪으면서 회담을 추진하기 어려운 분위기였는데, 이 협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이 대통령 출국 직전 미국 측 의사를 타진했고, 결국 성사됐다는 거야. 한미 정상회담이라는 무게감을 감안하면 말 그대로 극적으로 결정된 셈이지.
-이번 회담에서 양 정상은 대미투자 사업 논의가 큰 진전을 이룬 것을 환영하면서 핵추진잠수함, 연료 농축·재처리, 조선 협력,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분야의 협력 의지를 확인하고, 후속 협의를 해 나가기로 했다고 청와대는 전했어. 그간 대미투자 협상이 지지부진하면서 안보 분야 협상 진전에도 악영향을 끼쳤는데, 그 실타래가 풀리니 다른 쪽도 전망이 밝아진 모양새야.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 회동도 다시 언급했더라.
-맞아. 두 정상이 모두 언급했고, 특히 올 12월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회동을 가지면 좋겠다는 말도 오갔다고 해. 양자회담이나 다자회의 같은 공식적인 외교 석상이 아닌 골프장이란 공간에서 한미 정상이 만나는 모습이 연출될지 지켜보자고.
◆김승원 사퇴 이끈 한동훈, 대여 공세 더 세졌다…당내 시선은 '글쎄'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를 주도한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사퇴 이후에도 대여 공세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다고?
-응. 오히려 김 전 후보자 사퇴 이후 한 의원의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는 모습이야. 김 전 후보자의 성추행 의혹 제보 논란을 비롯해 조희대 대법원장 대법관 재제청 거부 논란, 비무장지대(DMZ) 수색 작전 중 지뢰 추정 폭발 사고 등 굵직한 현안마다 연이어 목소리를 내고 있어. 이 대통령을 향해 "차라리 계엄을 해서 왕이 되어라"고 하는가 하면, DMZ 사고와 관련해서는 "국방부가 미쳤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지.
-김 전 후보자 사퇴를 계기로 존재감이 더 커진 셈이네. 그런데 국민의힘 내부에서 한 의원을 바라보는 시선은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다고?
-한 의원의 공격력과 리더십은 별개의 문제라는 시각이 적지 않기 때문이야. 특히 김 전 후보자 공세 과정에서 당과 보조를 맞추기보다는 한 의원이 홀로 전선을 이끄는 모습이 부각됐는데, 이 같은 '개인전'이 오히려 당내 고립을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와.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저격수로는 역할을 입증했지만, 리더십을 증명하지 못했다는 게 당내 중론"이라고 평가했어.
-이 가운데 한 의원을 둘러싼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응. 이른바 당원 게시판 의혹과 관련한 경찰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최근 수사자료 유출 의혹도 고발인 조사를 진행하는 등 수사가 본격화하고 있어. 친한계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한 의원만을 겨냥한 수사만 속전속결로 진행되고 있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어. 그는 "설사 자료를 유출했다고 해도 받은 사람은 처벌하지 못하는데 과도하게 빠르게 하고 있다"며 "이런 전례는 없었다"고 주장했어. 당 안팎에서는 수사 논란이 한 의원의 향후 당내 통합 행보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와.
◆정청래가 한일병원에 간 까닭은?…정치인들의 병원 선택법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피로 누적으로 입원했잖아.
-응. 정 전 대표는 지난 1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입원 사실을 알렸어. 입원 후 절대 안정을 취하면서 음식은 물론 물도 마시지 못한 채 링거로 수분을 공급받아 왔다고 해. 공교롭게도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열린 날이어서 공개 시점을 두고 뒷말도 나왔지. 이 대통령은 이후 정 전 대표에게 직접 전화해 쾌유를 기원하기도 했어. 그런데 정 전 대표가 입원한 병원에도 나름의 사연이 있더라고.
-한일병원 말이지? 정 전 대표의 지역구는 서울 마포구인데, 한일병원은 도봉구에 있잖아.
-그렇지. 정치권에 따르면 정 전 대표의 배우자가 한일병원에서 약사로 근무하고 있다더라고. 가족과 인연이 있는 병원인 셈이지. 한 민주당 관계자는 <더팩트>에 "지방선거 때 매일같이 전국을 돌아다닌 데다 전당대회까지 치르면서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쳤을 것"이라며 "그동안 쌓인 피로를 회복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어.
-그렇다면 국민의힘 쪽과도 인연이 깊은 병원이 있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월 '쌍특검' 도입을 요구하며 8일간 단식한 뒤 이송된 서울 관악구의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이 있어. 이 병원의 김철수 이사장은 제31대 대한적십자사 회장을 지낸 인물이야. 한나라당·새누리당 재정위원장과 미래한국당·미래통합당·국민의힘 중앙당 후원회장 등을 맡으며 보수 정당과 인연을 이어왔어. 과거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고(故)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맞붙었다가 낙선하기도 했지. 2022년 대선에서는 윤석열 당시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기도 했어.
-정치인들이 찾는 병원에도 저마다 사연이 있는 셈이네. 단식을 마친 정치인들이 자주 찾는 병원도 있다며?
-응. 서울 중랑구에 있는 녹색병원이 대표적이야.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 시절 단식을 마친 뒤 녹색병원에서 치료받았어. 안호영 민주당 의원도 지방선거 공천 문제로 정청래 지도부에 반발하며 단식을 이어가다가 이 병원에서 치료받았지. 녹색병원은 원진레이온 산업재해 피해자들의 보상과 재활 지원을 배경으로 설립된 의료기관이야. 노동자와 사회적 약자의 건강 문제를 다뤄온 만큼 단식 농성 현장과도 인연이 깊지.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녹색병원은 단식 후 치료 방법과 식단까지 맞춰져 있는 병원"이라며 "단식 치료에 도가 튼 의사들이 많다"고 설명했어.
◆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김정수 기자, 정소영 기자, 김수민 기자, 정채영 기자, 이태훈 기자, 김시형 기자, 서다빈 기자, 이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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