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이태훈·서다빈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당대표 체제'가 출범 한 달을 맞았지만 아직까지 정부·여당 지지율 하락과 범여권 분열에 제동을 걸지 못하면서 당내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정 동력 확보를 위한 분위기 반전이 절실해지면서, 민주당도 돌파구 마련 방법을 고심하는 모습이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17일 당 공식 유튜브 채널 '민주당 티비'에 출연해 "우리가 대통령"이라며 "우리가 만들어낸 대통령을 임기 1년에서 2년 차로 넘어가는 시점에 이러저러한 일시적인 지지율의 굴곡에서, 또 내우외환에서 단단하게 지켜내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정부·여당의 지지율 하락으로 인한 여권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다. 앞서 김 대표는 8·17 전당대회 국면에서 '취임 100일 이내에 지지율 10%포인트(p)를 회복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당대표 취임 한 달을 맞은 시점에 오히려 이재명 정부와 당 지지율은 더 떨어진 상황이다.
실제로 리얼미터 여론조사 기준으로 김 대표 취임 직전인 8월 2주 차 조사에선 이재명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43.0%였지만, 9월 2주차 조사(9월 7∼11일 전국 18세 이상 2515명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0%p, 응답률 4.5%)에서는 33.8%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민주당 지지율(9월 10∼11일 전국 18세 이상 1003명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3.6%)도 47.9%에서 36.1%로 10%p 넘게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김 대표 취임 이후 범여권 분열마저 봉합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진보 진영 내부 우려는 증폭되고 있다. 특히 범여권 분열이 가속화하는 배경에 김 대표의 행보가 지목되는 것도 민주당으로선 고민이다.
김 대표는 전당대회 국면이 본격화한 지난 7월에는 우당인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에 대해 "민주당이 흡수 합당하는 방식으로만 (합당이) 고려될 수 있다"고 말하는가 하면, 지난 6·3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 과정에서 혁신당과 극심한 마찰을 빚은 김용남 전 의원을 당 정책위 상임부의장으로 임명하면서 혁신당의 반발을 샀다.
김민석 체제 출범 이후 민주당이 정부·여당 지지율 반등과 범여권 갈등 봉합 등 주요 과제 해결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한 동력 확보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이에 민주당도 돌파구 마련을 위한 여러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분위기다.
최근 김 대표가 꺼낸 교섭단체 요건 완화 화두는 범여권 내홍 규합 시도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24일엔 신장식 혁신당 대표를 비공개로 예방한 자리에서 혁신당 등 원내 비교섭단체들의 숙원인 '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 문제와 관련해 "민주당과 혁신당이 합당할 것이라면, 그것이 합리적인가"라는 취지로 말하면서 민주당의 '약속 이행'에 대한 군소정당들의 의구심을 키웠는데, 전날 '민주당 티비'를 통해 현행 20석인 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15석으로 완화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에 혁신당은 15석이 아닌 10석으로 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며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으나, 교섭단체 요건 완화 논의를 시작으로 범여권 분열이 봉합 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한 군소정당 인사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지난 조기대선 국면에서 한 약속을 지켜나가는 모습을 보이면 다른 진보 정당들도 민주당을 향한 신뢰를 쌓아나갈 수 있지 않겠느냐"고 짚었다.
'개헌 논의'도 정국 환기를 위해 민주당이 활용할 수 있는 주요 카드로 언급된다. 개헌은 그간 정치권에서 국면 환기를 위한 정치적 카드로 숱하게 거론됐다.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200) 이상의 찬성이 필요해 87년 체제 이후 한 번도 성과를 낸 적은 없지만, 개헌이라는 시대적·국민적 화두를 띄우는 것 자체로 환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정치권으로선 매력적이다.
민주당은 오는 20일 국회에서 개헌추진단 출범 기자간담회를 열고 개헌 논의를 공식화한다는 계획이다. 회견엔 김 대표도 배석해 개헌을 향한 민주당의 강한 의지를 부각한다는 방침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김 대표 입장에서는 지지율도 좋지 않고 범여권 관계도 매끄럽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개혁이나 개헌 같은 큰 의제를 선점해 국면 전환을 도모할 수 있다"며 "교섭단체 요건 완화 역시 진보 진영과의 관계를 다시 설정하고 범여권 통합의 계기를 만드는 카드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사에 활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