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김승원 임명돼도 호재"…'장외' 택한 장동혁 셈법은


'조국 청문회'까지 거론…9월 한 달 집회도 선제 신고
"이진숙 치고 올라오며 위기감"…'자기정치' 비판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인사청문 정국에서도 장외에서 보수 정체성을 부각하는 행보에 힘을 싣고 있다. 사진은 장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진입해 선거 관련 용품들이 보관된 곳을 살펴본 뒤 시민들에게 내부 상황을 설명하는 모습./사진공동취재단

[더팩트ㅣ국회=김시형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인사청문 정국에서도 장외에서 보수 정체성을 부각하는 행보에 힘을 싣고 있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야권의 공세가 거세지는 상황에서도 안보·보수 의제를 고리로 지지층 결집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당내에서는 두 후보자가 임명되더라도 오히려 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정치적 판단에 따라 장 대표가 청문회 전면에 나서기보다 장외에서 지지층을 다지는 것이라는 분석과, 국정감사 등 정기국회가 본격화하면 대표 개인의 존재감을 드러낼 공간이 줄어드는 데 대한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함께 나온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9월 한 달간 서울 도심에서 장외집회를 열 수 있도록 집회 신고를 미리 해둔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인 집회 일정이나 장소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돌발 변수가 발생하거나 대여투쟁이 필요한 상황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기반을 마련해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 3월 여당의 '사법 3법' 강행 처리에 반발해 청와대로 나선 장외투쟁 당시 사전에 집회 신고를 하지 못해 지도부가 '침묵 행진'으로 마무리했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대응력을 높이려는 게 당 지도부의 설명이다. 당 지도부 인사는 "청문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라 최악의 경우를 대비하자는 차원"이라며 "막상 임박해서 신고하게 되면 일정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에 미리 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9월 한 달간 서울 도심에서 장외집회를 열 수 있도록 집회 신고를 미리 해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공동취재단

당내에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청문회까지 거론되며 이번 청문 정국이 크게 확전될 수 있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지도부 인사는 "문재인 정부가 망했던 결정적 계기가 조국 청문회 아니었나"라며 "용혜인이나 김승원이나 비슷한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장 대표는 공군에 이어 이날 해군사관학교를 방문하며 안보를 중심으로 보수 선명성 부각에 나섰다. 장 대표는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를 찾아 정부의 3군 사관학교 통폐합 추진에 대해 "아무런 명분과 실리도 없이 옮기려는 것은 대한민국 국방을 무너뜨리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뒤이어 충무공 이순신 장군 동상을 참배하고 "진해가 지켜온 대한민국의 안보를 시민과 함께 싸워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장 대표는 지방선거 이후 3개월째 '올공' 행보를 이어가며 장외에서 지지층과의 접점을 넓히는 데도 힘을 싣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오전 경남 창원특례시 충무공 이순신 장군 동상을 찾아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국민의힘

청문 정국에도 장외에 힘을 싣는 배경에는 장 대표가 전면에 나서지 않더라도 두 후보자가 임명될 경우 오히려 국민의힘에 정치적 호재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 지도부 측 관계자는 "안 그래도 지지율이 데드크로스가 됐고, 오히려 용혜인과 김승원이 되는 게 당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며 "두 후보자를 낙마시키지 않으면 그나마 버티던 지지세도 사라질 것 같은데, 이런 상황에서 대표 입장에선 굳이 청문회에 집중할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원내를 중심으로 이미 지금 파헤칠 건 다 파헤쳤고 국민들이 알아야 할 건 다 알리고 있다"며 "긍정보다 부정이 압도적으로 높은 이 상황만 유지돼도 문제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장 대표의 장외 행보가 당대표로서의 선명성을 강화할지, 자기정치라는 역풍을 맞을지는 지켜볼 대목이다. 특히 강성·보수 지지층을 중심으로 한 장외 행보를 지속할 경우 당내 기반을 다지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중도·수도권으로 외연을 확장해야 하는 과제와는 거리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내에서는 두 후보자가 임명되더라도 오히려 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정치적 판단에 따라 장 대표가 청문회 전면에 나서기보다 장외에서 지지층을 다지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남용희 기자

당 일각에서는 국정감사 등 정기국회가 본격화하면 대표 개인의 정치적 존재감을 드러낼 공간이 좁아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장외 행보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 쇄신파로 꼽히는 한 인사는 "청문회와 국정감사 시즌이 오면서 장 대표가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여건이 잘 조성되지 않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최근 여론조사에서 강경 노선이 같은 이진숙 의원 등이 치고 올라오면서 장 대표가 자기 진영에서 위기 의식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rocke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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