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정수 기자] 정부가 미국이 요구한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를 검토 중인 가운데 중동으로 현지조사단을 파견했다. 현지조사는 정부가 파병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기 전 밟아야 하는 핵심 절차다. 청와대는 아직 결정된 건 없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파병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9일 정부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 주말 아랍에미리트(UAE)에 조사단을 파견했다. 조사단은 파병과 관련한 기항지와 군사 거점, 정비 및 보급 여건 등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관련 조사가 실제 파병을 전제로 한 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조사단 파견은 파병 결정에 앞서 이뤄지는 실무 절차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국군의 해외파병업무 훈령'에 따르면 특정 국가의 파병 요청 시 국방부는 관계 기관과 이를 검토하게 된다. 이후 유관 부처와 공동으로 파병 후보지에 조사단을 파견, 현지 정세와 안전 상황 등 전반적인 파병 여건을 파악하게 돼 있다. 조사를 마친 조사단은 복귀 후 조사활동보고서를 작성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보고해야 한다.
또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조사단 결과를 바탕으로 개략적인 파병 계획을 검토해 국방부 장관에 보고하면, 국방부 장관이 이를 NSC에 보고하게 돼 있다. 이후 NSC에서 관련 심사에 착수하고 국회에 제출할 파병 동의안이 작성된다. 동의안에는 △파견지 △파견부대 규모 △파견 기간 △파견부대 임무 △파병일 등이 담긴다.
이어 파병 동의안은 국무회의 심의와 대통령 재가를 통해 국회로 제출되고, 국회 국방위원회 심의와 본회의 의결(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 찬성)로 파병이 최종 결정된다. 이같은 과정의 첫 실무 단계가 조사단 파견인 만큼, 정부가 사실상 파병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청와대는 아직 결정된 건 없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프랑스 국빈 방문에 동행한 청와대 관계자는 8일(현지시간) 파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호르무즈 해협의 구체적 기여 방안에 대해 "국제적인 공조에 우리가 어떻게 해야 될 거냐는 것은 큰 방향은 나와 있지만 세부사항은 검토 중에 있다"며 "정해진 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부 안팎에서는 오는 17일 NSC 상임위원회에서 파병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파병의 마지막 관문인 국회에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와 신중론이 제기됐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 "이라크 전쟁 때 파병 결정 때보다 더 명분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도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미국의 요구에 일방적으로 끌려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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