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민주당 오빠들 게이트' 공세…입지 다지는 한동훈


韓, 주도권 쥔 모양새…與, 자료 출처 압박
"韓, 국민 알권리 위해 비판할 문 열어줘"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연일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신약 로비 의혹에 관한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한 의원이 7일 국회에서 본회의장에 입장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사실상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포함해 더불어민주당과 충돌하고 있다. 연일 김 후보자의 '신약 임상시험 청탁 의혹'에 관한 녹취와 문자 메시지를 폭로하며 주도권을 쥔 모습이다. 보수 스피커와 저격수 역할을 맡은 듯 뚜렷한 존재감을 나타내면서 정치적 입지를 다지는 형국이다.

한 의원은 7일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과 관련해 여권 인사가 지목된 문자메시지를 추가로 공개했다. 2021년 10월 제약 브로커 양모 씨와 제약업체 제넨셀 강모 대표가 주고받았다는 문자메시지인데, 해당 문자에는 민주당 송영길·최재성 의원의 실명이 거론된다. 한 의원은 "'민주당 오빠들'이 더 나온다. 오빠 독약 로비 게이트는 '민주당 오빠들 게이트'"라고 주장했다.

공개된 문자메시지에 따르면 강 씨는 "19일 이전에 IND(임상시험계획) 승인 나야 하는데 의원님 잠깐 시간 되실 때 찾아뵙자"라고 했다. 양 씨는 "내일 최 의원님 우리 사무실 와요. 1시, 지금 승원 옵(오빠)은 국감 때문에 끝나야 한다는데 제가 최 의원님 조를게요. 송영길 의원은 여우라서 돈 줘야 움직여요"라고 했다. 여기서 최 의원은 최재성 전 의원이라고 한 의원은 주장했다.

여당은 자료 출처를 요구하며 정면 대응하고 있다. 조계원 민주당 대변인은 한 의원을 향해 "이미 결론이 났던 김 후보자에 대한 검사 11명을 동원한 표적수사에서 탈탈 털었던 녹취와 내밀한 수사자료를 어떻게 입수했는지 밝혀야 한다. 공익 제보자라 둘러대지 말고 즉시 밝히라"라고 했다. 검찰은 김 후보자를 알선뇌물약속 혐의로 수사한 뒤 2024년 12월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김 후보자가 7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그는 부정 청탁은 없었다는 취지로 신약 로비 의혹을 일축했다. /박상민 기자

김 후보자도 이날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차려진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준비단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수사자료 유출이야말로 형사처벌 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의원이 자신이 법무부 장관 시절 수사한 수사자료를 조금씩 언론에 흘리면서 정치공세를 벌이고 있다"라고 날 선 반응을 보이면서 부정 청탁은 없었다는 취지로 신약 로비 의혹을 일축했다.

하지만 한 의원이 김 후보자의 신약 로비 의혹과 관련한 폭로를 이어가면서 여론 악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더군다나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수세에 몰린 청와대와 여당의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설상가상 여권 전반으로 의혹이 확산할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김 후보자를 엄호하는 민주당은 당 차원의 대응팀을 꾸리고 맞대응할 방침이다.

향후 대응 과정에서 민주당이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 여론을 주도하는 한 의원을 때리면 때릴수록 오히려 한 의원이 더욱 도드라질 공산이 크다. 한 의원은 원외에서 머물 당시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를 선도적으로 공론화하거나, 법무부 장관 시절 추진했던 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 한국 정부 간 국제투자분쟁(ISDS) 판정 취소 사건 승소까지, 국면마다 '칼잡이'를 자처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던 전례가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민주당은 한 의원이 어떻게 녹취 등 자료를 얻었을지 궁금하겠지만 그건 정치권의 문제"라며 "국민은 한 의원이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언론과 정치권이 비판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수 진영에서는 당장 한 의원을 향해 박수를 칠 수도, 안 칠 수도 없는 상황이겠지만, 현 국면은 한 의원이 야권 대권주자로서 더 단단히 정치적 기반을 다질 기회인 건 사실"이라고 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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