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석] 파국의 정기국회가 예상되는 이유


인사청문회·예산안 심사 등 충돌 가능성

지난 1일부터 100일간 진행되는 정기국회가 인사청문회·내년도 예산안 심사 등 여야의 충돌이 불가피해 험로가 예상된다. 사진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접견하며 인사말을 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지난 1일 정기국회 활동을 시작한 여야가 던진 화두는 민생이다. 금리 인상과 고환율·고물가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의 삶을 지키겠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너무도 당연한 얘기다. 실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단이 수시로 만나 소통하며 민생을 살리겠다는 의지는 높이 살만하다. 이런 분위기가 얼마나 이어질지, 실제 성과를 낼지는 별개 문제지만.

국회가 고질적인 구태를 반복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대는 떨어진다.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내도록 초당적인 협력을 강조해 왔지만, 각종 정치 현안을 두고 충돌하는 모습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주요 법안에 대한 심의 과정에서 여야가 쟁점을 해소하지 못하면 번번이 충돌했다. 과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쟁점 법안을 강행 처리하면 국민의힘은 여론전에 나섰던 사례가 적잖다.

이미 여야는 충돌 일보 직전으로 치닫고 있다. 여당은 이재명 정부의 국정 과제 완수를 위한 입법 지원에 당력을 모을 것이 분명하고, 역대 최대인 821조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은 재정지출 확대를 통해 경기를 활성화해야 한다며 원안 사수에 총력을 쏟을 태세다. 국민의힘은 혈세 낭비와 선심성 표퓰리즘 사업을 상임위 예비심사 과정과 예결위에서 따져 묻겠다는 계획이다. 예산 삭감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조정식 국회의장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 정기국회 개회식에 개회사를 하는 모습. /남용희 기자

이재명 정부의 2기 개각에 따른 인사청문회는 그야말로 시한폭탄이다. 재정경제부·법무부·국방부·국토교통부·중소벤처기업부·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 검증 과정에서 여야의 첨예한 대치가 불가피하다. 추석 연휴를 앞둔 상황에서 민심을 선점하기 위한 공방은 위험수위를 넘나들며 극단적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다. 야권에선 적어도 한 명은 낙마시켜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10월 6일부터 진행되는 국정감사도 험로가 예상된다. 여야는 국감장에서 원색적인 공방으로 난동에 가까운 행태를 보여왔다. 고성과 막말이 터져 나왔고 국감은 파행되기 일쑤였다. 피감기관에 대한 강압적 태도와 무성의한 감사가 빈번해 부실 국감이라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여야가 정쟁과 주도권 싸움에 치중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국감도 정쟁의 장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매년 정기국회를 앞두고 일하는 국회, 생산적인 국회를 다짐하는 여야다. 하지만 늘 사사건건 충돌하며 네 탓 공방을 벌여왔던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왔던 것도 사실이다. 여야가 쟁점을 두고 치열하게 논쟁을 벌이는 것과 당리에만 집착하는 공방전은 엄연히 다르다. 이번에는 다를까, 다짐을 믿어도 될지 싶지만, 사실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 최근 만난 야당 중진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정치도 염치가 있어야 한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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