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 주인공 된 군소정당…범여권 통합·독자 노선 '갈림길'


지선·전대로 쌓인 앙금…인선으로 달래기?
지지부진한 '정치 개혁' 변수…신경전 계속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단행한 중폭 개각과 청와대 수석급 참모 인선의 주인공은 단연 군소정당이라는 평가다. 사진은 이재명 정부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왼쪽)과 청와대 인공지능(AI)미래기획수석으로 발탁된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 /배정한 기자·뉴시스

[더팩트ㅣ국회=이태훈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단행한 중폭 개각과 청와대 수석급 참모 인선의 주인공은 단연 군소정당이라는 평가다. 정부와 청와대 고위급 인선에 군소정당 현역 의원이 한꺼번에 두 명이나 이름을 올리면서, 이번 인선이 범여권 통합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이 '정치 개혁'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상황에선 군소정당들이 독자 노선을 더 강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군소정당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 대통령이 전날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을 청와대 인공지능(AI)미래기획수석으로 발탁한 데 대해 "군소정당 소속 현역 의원들을 한 번에 두 명이나 기용한 게 눈에 띈다"며 "거대 양당 인사들만 중용됐던 과거 정부 및 청와대 인선과는 차이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과거에도 대통령이 비교섭단체 소속 현역 의원을 내각이나 청와대 고위직 참모로 발탁하는 사례는 드물었다. 김대중 정부에서 2000년 총선을 기점으로 비교섭단체로 쪼그라든 자유민주연합 소속 이한동 의원을 국무총리로 지명한 것과 2001년 민주국민당 소속의 한승수 의원을 외교통상부 장관으로 임명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다만 이들 사례는 여당인 새천년민주당이 당시 총선에서 단독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자 자유민주연합·민주국민당과 연립 내각을 구성한 데 따른 것이었다. 한 여권 인사는 통화에서 "여당인 민주당이 단독으로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90년대생 비례대표 의원을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정치권에선 군소정당 현역 의원들이 적잖이 중용된 이번 인선에 대해 범여권을 품겠다는 이재명 대통령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사진은 이 대통령이 지난 4월 29일 청와대에서 가진 비교섭단체 및 무소속 국회의원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청와대

정치권에선 군소정당 현역 의원들이 적잖이 중용된 이번 인선에 대해 '범여권을 품겠다'는 이 대통령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평택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8·17 민주당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진보 진영 내 앙금이 과도하게 쌓이자, '외연확장'과 '실용주의'를 강조했던 이 대통령이 이번 인선을 통해 '왼편 챙기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는 향후 치러질 주요 선거에 있어, 민주당을 중심으로 하는 '범여권 연대' 구성의 가속화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정치권 인사는 통화에서 "민주당에 대한 신뢰가 없는 상황에선 군소정당들은 선거가 임박했다고 무조건 민주당이 요구하는 '선거 연대'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군소정당들을) 미리 달래는 작업이 필요한데, 이번 내각 및 청와대 인선도 그런 성격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다만 민주당이 지난 조기 대선 국면에서 '내란종식 민주헌정수호 원탁회의'를 통해 약속한 △교섭단체 요건 완화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 △비례성이 보장되는 국회의원 선거구제 개편 등이 아직 이행되지 않은 터라, 군소정당들이 향후 독자 노선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신장식 혁신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와의 협력과 민주당과의 관계는 엄연히 구분된다"고 했다. 이번 내각 및 청와대 인선이 민주당과 혁신당의 연대 분위기를 즉각적으로 만들어내진 않을 것이란 취지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혁신당과의 연대 방식에 대해 "합당이 될지, 합당이 아닌 형식이 될지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면서도 "어떤 경우에도 연대한다는 원칙"이라며 연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xo9568@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