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상>] 현역 의원 무더기 중징계…국민의힘 내부 기류는


장동혁, 연일 SNS에 李대통령 비판글 올려
뒤바뀐 상임위원장…정청래 위로한 송석준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20일 조경태·서범수·권영진·진종오 의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징계 처분을 내렸다. 사진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남용희 기자

<더팩트> 정치부는 여의도 정가, 대통령실, 외교·통일부 등을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미국이 북한에 대화의 손짓을 보내고 있다. 북한도 북미 정상 관계가 훌륭하다며 싫지만은 않은 눈치다. 북미대화 재개 분위기가 조성된 상황에서 '한국 패싱' 우려에 대한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국내 정치는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고위원 지명'을 두고 계파 갈등을 노출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비당권파 현역 의원 4명에 대한 중징계 처분을 두고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짜증을 유발하는 후텁지근한 날씨가 이어진 이번 주, 정치권에서 있었던 일들을 짚어본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20일 조경태(왼쪽부터)·권영진·서범수·진종오 의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징계를 결정했다. 조 의원에 당원권 정지 2년 6개월, 진 의원은 정지 2년, 권 의원은 정지 1년 6개월, 서 의원은 정지 10개월을 각각 의결했다. /배정한 기자

◆윤리위 결과 나오자 돌변한 징계 대상자들?…'정치보복' 반격 본격화

-국민의힘 현역 의원 4명이 한꺼번에 중징계를 받으면서 당내 파장이 상당하다고.

-응.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20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선거운동을 지원한 의혹 등으로 제소된 진종오 의원에게 당원권 정지 2년, 박덕흠 국회부의장 후보 낙선 운동을 주도한 의혹이 제기된 조경태 의원에게 당원권 정지 2년 6개월을 의결했어. 국회 상임위원회 배정에 반발해 정점식 원내대표의 멱살을 잡아 논란을 일으킨 권영진 의원은 당원권 정지 1년 6개월,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앞에서 진 의원과 함께 실언 논란을 빚은 서범수 의원은 당원권 정지 10개월을 받았고.

-사실상 향후 총선 출마가 어려워지는 수준으로 징계 수위가 상당히 높게 나온 셈인데, 대상자들은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비교적 조용했다고?

-진종오 의원은 윤리위원 기피 신청이 기각된 20일 소명 절차를 마치고 "처음이라 긴장도 되고 당황도 했지만 상당히 차분하게 소명을 진행했다"며 "결론이 나오기 전까지는 발언을 자제하겠다"고 했어. 권영진 의원 역시 결과가 나올 때까지 별다른 공개 대응 없이 자숙하는 모습을 보였고.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그는 당 윤리위에 본인의 징계 결정과 관련해 구체적인 징계 사유와 사실관계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배정한 기자

-그런데 징계가 확정되자 태도가 180도 달라졌다고?

-응. 권 의원은 결과가 나오자마자 윤리위를 향해 "장동혁 당권파의 충실한 사냥개"라고 직격탄을 날렸어. "장동혁과 당권파를 비판하고 퇴진을 주장하는 의원들의 입을 틀어막고 보복하기 위한 비열한 정치보복성 징계"라고 주장하면서 "이제 더 이상 사과와 반성, 자숙에만 머물지 않고 징계를 '훈장'으로 삼아 더 당당하게 싸우겠다"고 했지. 진 의원도 21일 의원총회 직후 "윤리위가 공정하지 못했던 부분에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고. 서범수 의원 역시 "정치적으로 결을 달리하는 정적을 제거하는 '답정너'식 징계가 아니었기를 바란다"고 반발했어.

-이들의 향후 대응 전망과 원내 기류는 어때?

-당내에서는 김종혁·배현진 사례처럼 징계 대상자들이 잇따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와. 다만 실제 인용 가능성을 두고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어. 한 원내 관계자는 "진 의원의 경우 배 의원처럼 하나의 사안만으로 징계를 받은 게 아니라 여러 사안이 병합돼 결과가 나온 만큼 가처분이 인용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설령 가처분이 받아들여진다고 해도 이들 모두 차기 총선에 출마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어. 당 개혁파 내부에서조차 실언 논란의 경우 징계 자체는 어느 정도 수긍할 만하다는 분위기도 있는 것으로 전해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소셜미디어(SNS)를 통한 대여 비판 수위를 연일 끌어올리고 있다. 사진은 장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배정한 기자

◆하루에도 몇 번씩…장동혁의 페북 정치, 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요즘 페이스북에 글을 정말 많이 올리더라.

-맞아. 8월 3일부터 21일까지 올린 글만 총 43건, 하루 평균 2.3건꼴이야. 특히 18일에는 하루에만 4건을 쏟아냈어. 다루는 주제는 경제·부동산부터 외교·안보, 사법, 개헌까지 다양한데, 결론은 늘 같아. 결국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돼. 쉽게 말해 '이슈 발생 → 장동혁의 해석 → 이재명 정부 책임론'이라는 공식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지.

-표현 수위도 상당히 직설적이고 세던데.

-일종의 전략인 것으로 보여. 이 대통령을 겨냥해 '1분 1초가 위험한 대통령', '국민을 버린 대통령'처럼 짧은 머리기사나 SNS에 곧바로 퍼지기 쉬운 '강한 표현'을 의도적으로 쓰는 듯해. 실제 장 대표의 페이스북 글이 언론 보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보니 확산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거든. 장 대표도 이 파급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이야. 8월 중순부터는 참정권, 선거관리위원회, 한미동맹, 안보 이슈를 끌어올리며 보수 지지층 결집 메시지도 부쩍 강화했어. 특히 광복절 전후로 '올공데이'를 앞세워 단순히 정부를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금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라는 프레임으로 판을 키웠어.

주요 현안을 이재명 정부 책임론으로 연결 짓는 강경 메시지를 쏟아내며 당내 입지 확보와 지지층 결집을 동시에 노리는 모양새다. 사진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앞에서 열린 국민의힘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는 모습. /박헌우 기자

-최근 당 안팎에서 나오는 리더십 논란이나 사퇴 요구를 방어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을까?

-관점에 따라 해석이 다르겠지만 상당 부분 관련이 있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아. 당내 입지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페이스북이 일종의 '리더십 방어 수단'으로 쓰는 듯하기 때문이야. 주요 현안마다 전면에 나서 정부를 강하게 때리고 있어. 이는 지지층을 향해 '제1야당 대표로서 가장 앞장서 싸우고 있다'라는 선명한 신호로 읽힐 수 있어.

-이런 전략에도 한계가 있지 않을까?

-물론이지. 모든 현안을 대통령 때리기로 연결하는 메시지는 선명해지지만, 반대로 피로감도 그만큼 빨리 쌓여. 결국 '그래서 국민의힘은 무엇을 하겠다는 건데'라는 본질적인 질문이 돌아올 수밖에 없거든. 비판만 앞서다 보면 수권정당으로서의 정책 대안이 가려지기 십상이야. 강경 발언의 약발이 떨어지기 전에, 정부·여당과 차별화된 실질적 대안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보여주느냐가 장 대표의 숙제로 남은 거지.

국민의힘 소속 송석준 국회 외통위원장이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당대표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정청래 민주당 의원을 위로했다. 사진은 송 위원장이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는 모습. /뉴시스

◆뒤바뀐 공수…'당대표 낙선' 정청래 위로한 송석준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에서 연임에 실패한 정청래 의원이 뜻밖의 인물에게 위로를 받았다고?

-맞아. 당권 경쟁 패배로 심란한 마음이었을 정 의원을 위로해 준 인물은 바로 정 의원과 22대 전반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충돌했던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었어. 외통위원장인 송 의원은 지난 19일 전체회의에서 정 의원에게 "이번에 아주 격전을 치르셨다. 전당대회 치른다고 고생 많았는데, 좋은 결과로 오셨으면 더 좋았을 텐데 좀 아쉽다"며 위로를 건넸어.

-송 위원장은 특유의 재치 있는 말로 시선을 끌었어. "정 의원은 법사위에서 편향된 의사진행으로 저를 많이 화나게 하고, 많은 국민들을 실망시켜 (제가 당시에는) 존경하지 않았지만, 외통위원으로서는 존경하는 마음으로 제가 (정 의원에게) 질의권을 드리겠다"고 말했어. 일순간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오더라. 당시 상황을 지켜본 한 국회 관계자는 <더팩트>와 만나 "서로를 향한 여야의 적개심이 도를 넘는 지금은 정치 풍토에서 의원들이 이런 방법으로 '동료의식'을 보여주는 건 분위기 환기 차원에서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평가했어.

사진은 송 의원(맨 오른쪽)이 2024년 6월 25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청래 당시 법사위원장에게 일방적 회의 진행 등을 문제 삼아 항의하는 모습. /뉴시스

-두 사람의 웃지 못할 인연은 2024년 법사위로 거슬러 올라가야 해. 당시 법사위는 윤석열 정부 압박을 위한 민주당의 입법 공세로 여야 간 충돌이 극에 달한 상황이었는데, 당시 법사위원장이었던 정 의원과 여당 법사위원이었던 송 의원은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어. 2024년 6월 25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송 의원이 정 의원의 일방적 회의 진행에 "존경하고픈 정청래 위원장"이라며 비꼰 장면은 아직까지 법사위의 명장면(?)으로 남아 있어.

◆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김정수 기자, 정소영 기자, 김수민 기자, 정채영 기자, 이태훈 기자, 김시형 기자, 서다빈 기자, 이하린 기자

☞<하>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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