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정치부는 여의도 정가, 대통령실, 외교·통일부 등을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가 '부동산 안정화' 난제를 풀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서울·수도권에 주택 공급량을 대폭 늘리겠다는 정책을 내놨다. 공급 확대로 집값을 잡겠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부동산 문제를 두고 연일 공방을 벌이고 있다. 특히 집값을 낮추지 못하면 다음 총선과 대선이 어려울 수 있다는 위기감이 여당 내에서 확산하고 있다. 어찌 됐든 집권 전후로 "부동산은 반드시 잡겠다"라고 공언했던 이 대통령은 국민과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재조명 토론회 개최를 강행했다. 진보 진영을 중심으로 5·18 민주화 운동을 왜곡하는 포럼을 열었다며 강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부정하고 내란 세력을 국회로 끌어들였다며 이 의원을 엄중히 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의원은 "토론 금지는 표현의 자유 억압"이라며 반박했다. 하루도 바람잘 날 없는 정치권이다. 이번 주, 정치권에서 있었던 일들을 짚어본다.
◆부동산 정책 성토장 된 與 의총…벌써 켜진 선거 비상등?
-이재명 정부가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발표한 데 이어, 바로 공급 대책까지 내놓으면서 '부동산 정책 드라이브'에 나선 모습이지?
-맞아. 앞서 정부는 지난 3일 고가 주택 및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부담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어. 그리고 열흘 뒤인 13일엔 수도권에 신규 택지를 포함해 23만 가구 이상을 추가 공급하고 공급대책 발표부터 착공까지 시차를 크게 단축하는 내용의 공급 대책도 내놨어. '집은 투기 수단이 아니라 사는 곳'이라는 원칙에 따라 부동산 세제를 조정하고, 공급을 촉진해 전월세 및 매매 시장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게 정부 의도야.
-그런데 여당인 민주당에선 정부가 내놓은 정책임에도 우려 목소리가 다수 나오더라. 부동산은 진보 정권 최대 '역린'으로 여겨지는 문제잖아. 그래서 가뜩이나 여당 내에선 부동산 문제를 건드리는 것조차 조심스러운 분위기인데, 국민으로선 '증세'로 읽힐 수 있는 부동산 정책을 정부가 내놓으면서 당내도 동요가 컸던 것 같아.
-13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는 거의 의원들의 '성토장'이 됐다더라. 이주희 원내대변인은 의총 직후 기자들에게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완전히 반대하는 의원은 없었다"고 전했지만, 의총장 분위기는 상당히 무거웠다고 해. 서울 성북갑을 지역구로 둔 김영배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1가구 2주택과 비거주 1주택자의 보유세는 올리고, 양도세는 낮추는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훨씬 많았다"고 했고, 서울 중구성동갑의 전현희 의원도 "1가구 1주택자들은 자기 집에 살기 어려운데, 비거주라고 너무 가혹한 거 아니냐.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어. 강원 춘천이 지역구인 허영 의원마저도 "이대로 가면 폭망한다"고 경고할 정도였으니 말이야.
-일반적으로 집권 초기 정부가 낸 정책에 다수 여당 의원이 반발하는 경우는 드문데, 이번엔 왜 그런 걸까?
-아무래도 이번 부동산 정책이 향후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이거든. 만약 부동산 세제 개편이 현실화할 경우, 세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도권 지역에서 민주당을 향한 민심이 크게 악화할 거란 게 여당 내에 퍼진 우려야. 다음 총선이 2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당으로선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어.
-이를 의식한 듯 민주당 유력 당권 주자인 김민석 의원도 14일 SNS에 글을 올려 "최근 발표된 부동산 세제 개편안은 큰 방향에 공감하는 전제 위에서 디테일 보완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어. 한 민주당 인사는 <더팩트>와 만난 자리에서 "부동산 문제는 선거와 직결되는 사안"이라며 "아무리 당정청이 '원팀'으로 가야 한다지만, (선거를 치러야 하는) 여당으로선 부동산 문제에서만큼은 양보가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어.
◆李 "우직하게, 총력" 靑 "성과로 답할 것"…부동산 정면 돌파
-정부가 부동산 공급·금융 대책을 발표하면서 온 나라가 들썩였는데, 이재명 대통령도 언급했더라.
-맞아.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일본처럼 '잃어버린 30년'을 맞닥뜨릴 가능성을 방치할 수 없다면서 강한 수준의 정책적 개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재차 밝혔어. "공급, 세제, 금융 정책 전반을 치밀하게 다듬어 시장을 정상화하고, 주거 안정과 주거 사다리의 체계적인 구축을 우직하게 추진해야 한다"며 "파격적이고 속도감 있는 공급, 공정하고 합리적인 조세 체제, 세밀하고 두터운 금융 정책의 유기적인 조합이 무엇보다 필수적"이라고 제시했어.
-특히 공급을 최우선과제로 꼽았어. 그러면서 "더욱 특별한 각오를 가지고 전방위적인 공급 총력전에 나서야 한다"며 "각종 인허가 절차를 최대한 단축하고, 택지도 기존 규제에 얽매이지 말고 필요하면 법과 제도를 고쳐서라도 파격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지.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도 대출을 옥죄고 다주택·비거주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다는 큰 줄기를 유지했어. 또 청와대는 "주거 안정과 부동산 시장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과 우려가 높은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성과로 답을 드리겠다"는 입장을 내놨지. 지속적인 지지율 하락의 원인 중 하나로 부동산 정책이 꼽히고, 이달 초 발표한 세제 개편안에 대한 여론도 좋지 않지만 다양한 논란을 성과로 정면 돌파하겠다고 선언한 셈이야.
-다만 이 대통령은 "최선을 다해서 정책안을 만들되 좋은 제안이 제시되면 합리적으로 검토하고 수렴해서 더 완벽한 정책을 만들어 가는 게 정상적인 정책 결정 과정"이라며 "과감하게 국민, 전문가, 야당 의견을 수렴하면 좋겠다"고도 했어. 다양한 의견을 바탕으로 한 정책 보완 가능성은 열어둔 거지.
◆명함은 거절, 기자엔 쓴소리…최민희의 소통법?
-최민희·이성윤·한민수 민주당 의원이 지난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진행한 백브리핑 현장에서 이례적인 장면이 벌어졌다며?
-응. 최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에게 "손들고 소속을 밝히고 질문해 달라"고 했는데 아무도 질문하지 않았어. "없으시면 가겠다"고 했는데도 정적이 이어지자, 갑자기 자신의 기자 시절 이야기를 꺼냈지.
-어떤 이야기를 했어?
-최 의원은 "젊은 기자 여러분 이영희 교수님은 애국보다 팩트와 진실이 더 중요하다고 하셨다"며 "(나는) 그 가르침을 받고 기자 생활을 했다"고 말했어. 그러면서 기자들을 향해 "여러분 지금 뭐 하시냐, 제 가슴에도 여러분 가슴에도 정의감이 있지 않느냐"며 "사실을 사실이라고 하고 거짓을 거짓이라고 하면서 정의감이 구현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
-처음엔 언론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줄 알았는데, 결국 하고 싶었던 말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의 과정에서 나온 이언주 의원의 텔레그램 보도에 대한 불만이었지. 최 의원은 "기자님들 왜 이러고 계시느냐. 너무하시지 않냐"며 "김민석 후보를 두고 (벌어지는) 대한민국 언론 상황이 정말로 이해 안 된다"고 호소하더라.
-기자들 사이에서 최 의원은 평소 기자들과의 접촉을 꺼리는 편이라는 평가가 있어. 그래서 필요할 때만 언론을 향해 쓴소리하는 것 아니냐는 뒷말도 나오더라고.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어?
-취재 기자들 사이에서는 "팀 정청래의 공통점이 '언론 포비아' 아닌가", "정청래 전 대표가 다시 당대표가 될 경우 취재는 쉽지 않겠다"는 자조 섞인 말까지 나와. 최 의원은 기자가 명함을 건네자 "줄 필요 없다"며 받지 않은 경우가 여러 차례 있었고, 정청래 당대표 후보 역시 특정 언론사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을 긋거나, 기자가 명함을 건네자 손으로 밀어내는 모습이 종종 포착되기도 했거든. 그러다 보니 취재진 사이에서는 "불편한 언론과는 아예 거리를 두려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와.
◆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김정수 기자, 정소영 기자, 김수민 기자, 정채영 기자, 이태훈 기자, 김시형 기자, 서다빈 기자, 이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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