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이하린 기자] 국회의원 보좌진 사이에서 당원 가입 의무화 논란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정치권 관계자가 모인 한 익명 채팅방에서는 의원실 보좌진의 당원 가입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다. 논쟁의 발단은 특정 의원실 관계자 소속 비서관이 아직 당원 가입을 하지 않았다며 "명색이 국회의원실에서 일하는데 당적도 없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느냐"고 문제 제기에서 시작했다. 이에 대해 당원 가입이 당연하다는 쪽과 그렇지 않다는 쪽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정당 가입이 당연하다는 쪽은 "정당의 대의민주주의 취지상 의적과 당적이 다른 것은 맞지 않다" "당직을 맡은 의원실에서 정당 업무를 보는데 당원 가입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가입을 강제하는 것을 반대하는 쪽에서는 "보좌진은 의무 사항이 아니다" "헌법상 사상의 자유와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맞섰다.
현행법에 따르면, 국회의원 보좌진들은 당원 가입이 가능하지만, 의무 규정은 없다. 정당법 22조에 규정된 내용을 보면 국회의원 보좌관·비서관·비서 등은 일반 공무원과 달리 예외적으로 당원 가입을 허용하고 있다. 다만 의무적으로 당에 가입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 당원 강제 가입에 대한 논쟁은 여야를 막론하고 수년간 반복돼 왔다.
지난 2015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은 보좌진 전원을 당원으로 가입시키고 보좌관 월 5만 원, 비서관 월 3만 원, 비서 월 1만 원의 직책 당비를 납부하도록 의원들에게 협조 공문을 보내 논란이 일었던 적이 있다. 현재도 국민의힘 당규에는 이와 동일한 직책 당비가 명시돼 있다. 보좌진의 당비 납부 현황을 의원 평가에 반영하겠다고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지난 2021년 타당 근무 경력을 제출토록 해 출신 검증 논란이 빚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보좌진 당원 가입 의무화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지만, 대체적으로 당원 가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더팩트>에 "국회의원은 당에 소속하고 있고, 보좌진은 그 국회의원실에 소속하고 있다"며 "보좌진이 국회의원을 위해 일하고 있는 동안 당원으로 가입하여 당에 소속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잘라 말했다. 한 중진 의원도 "'당심(當心)'이 있어야 일을 같이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의원실에서 당원 가입을 하지 않았다는 비서관이 있어 가입하라고 말했던 적이 있다"고 했다.
반면, 당원 가입을 강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실 관계자는 "꼭 당에서 일한다고 해서 당원이어야 하는 법은 없지 않으냐"며 "일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당 가입은 개개인의 선택에 따라 하는 것이지 의무적으로 할 필요는 절대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소속의 한 의원실 관계자도 "당비를 당에서 내줄 것도 아니면서 의무화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당비가 땅 파면 나오나"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한편, 당원 가입은 당연하다고 보면서도 이를 강요할 수는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민주당 소속 의원실 보좌진 출신 인사는 "당원 가입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정당 소속 국회의원이니 당연히 정당에 대한 정책과 마음을 같이한다는 관점"이라면서도 "다만 당원 가입 여부 자체는 개인의 선택이라 강요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