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김시형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 1주년을 앞두고 당 혁신안과 당원협의회(당협) 조직 정비를 동시에 꺼내들었다. 당내에서는 이를 단순한 당무 정비를 넘어 임기 후반기 당권을 다지는 승부수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은 가운데, 당협위원장 '대거 물갈이'가 현실화할 경우 장 대표가 기존 계파 구도를 재편하고, 나아가 특정 계파 중 상대적으로 원만한 인사들을 끌어안아 '신당권파' 구축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날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를 새로 구성해 당 조직 재정비에 착수하기로 했다. 정희용 사무총장이 위원장을 맡고, 재선 구자근 의원이 부위원장으로 합류했다. 김태규 의원과 최기식 경기 의왕·과천 당협위원장, 곽내경 부천갑 당협위원장도 위원으로 위촉됐다.
이날 첫 회의에서는 지난 당무감사에서 미흡 평가를 받은 37곳 가운데 10명이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나머지 경고 처분을 받은 27개 당협에 대한 평가 방향을 논의했다. 앞서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 2월 정기 당무감사를 토대로 하위 17.5%에 해당하는 당협위원장 37명에 대한 교체를 권고한 바 있다.
아울러 장 대표는 취임 1주년을 맞는 오는 26일께 임기 후반기 당 운영 방향을 담은 개혁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당원 중심 정당 강화 등을 핵심으로 한 혁신안을 통해 사퇴론을 정면 돌파하는 동시에 임기 후반기 당 운영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당 지도부 측은 통상 이 시기에 이뤄지는 조직 정비의 연장선이라는 설명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권성동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강릉 당협이 사고당협이 된 데 따라 조금 더 앞당겨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맘때쯤 항상 하는 일이자 당협으로서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지 못했다면 물갈이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관건은 현역 의원이 맡고 있는 당협까지 얼마나 손을 대느냐다. 그동안 현역 의원의 경우 '현역 프리미엄'을 이유로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당협위원장직을 유지하는 관행이 강했다. 당내에서도 현역 의원이 있는 지역의 당협위원장을 굳이 교체할 실익이 크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당 관계자는 "현역 의원들은 우리가 선거에서 수성한 지역이니 교체할 이유가 딱히 없다"며 "향후 총선에서도 원외 인사가 나와 싸우는 것보다 현역이 나왔을 때 승리할 가능성이 당연히 높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대대적인 물갈이를 한다면 윤리위 정국이기도 하고, 장 대표와 각을 세워온 인사들 등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바뀔 수도 있다는 생각"이라며 "이들에게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당내에서는 이번 조강특위가 장 대표의 조직 장악력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장 대표가 윤리위의 징계 추진에 힘을 실으며 당내 갈등을 정면 돌파해온 만큼, 이번 당협 정비 역시 같은 기조에서 이뤄질 것이라는 인식도 상당하다.
당 지도부 측 인사는 "이도저도 아닌 상황으로 끌고 가지 않고 이번에 칼을 빼든 이상 칼을 좀 쓰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반면 대거 교체가 현실화할 경우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특히 당무감사 평가 기준과 교체 대상 선정 과정이 공정했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질 경우 당 조직 정비라는 명분이 '친장계 인사 심기'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이미 윤리위 징계를 둘러싸고 계파 갈등과 장 대표 사퇴론이 격화된 상황에서 당협위원장 교체까지 맞물리면 당내 반발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당협 정비 과정에서 장 대표가 기존 계파 구도를 어떻게 재편하느냐에 따라 정치적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 대표가 친한동훈계(친한계) 인사들을 일부만 교체하고, 자신과 거리를 좁힐 여지가 있는 인사들에게는 당협을 유지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준다면 기존 계파의 일부를 자신의 쪽으로 끌어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당 관계자는 "정치적인 판단을 한다면 일부만 본보기식으로 하위평가 교체 권고를 매기고, 예를 들어 대외적으로는 친한계지만 지금 약간 거리 두기를 하고 싶어 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하위평가를 하지 않는 방식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대편도 내 편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니 나머지를 대상으로 자연스럽게 끌어들일 수도 있다고 본다"며 "그 과정에서 '신당권파'가 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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