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김정관 '996 노동제' 발언 시대착오적…민주당도 입장 밝혀야"


"중국서도 불법으로 규정된 노동 관행" 비판
"주 4.5일제 내건 정부·여당 기조와도 배치"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이 개인 SNS 채널을 통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의 이른바 996 노동제 관련 발언을 두고 반인권적이고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김기범 기자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의 이른바 '996 노동제' 관련 발언을 두고 '반인권적이고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도 해당 발언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조 원장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 장관이 반도체와 연구개발(R&D), 스타트업 분야의 노동시간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취지로 중국 정보기술(IT) 기업의 '996' 근무 문화를 언급한 것을 문제 삼았다.

'996'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근무하는 형태를 뜻한다. 조 원장은 김 장관이 과거 중국 충칭 방문 경험 등을 소개하며 중국 기업들의 장시간 근무 문화를 거론한 데 대해 "중국에서조차 불법으로 판단된 노동 관행을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의 사례로 제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최고인민법원과 인력자원사회보장부가 지난 2021년 '996' 형태의 근무를 위법한 노동 관행으로 판단한 점을 들었다.

조 원장은 "중국 사법부와 행정 당국이 이미 불법으로 판단한 제도를 모르고 언급한 것인지, 아니면 노동권 침해라는 점을 알면서도 도입 필요성을 주장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행 근로시간 제도만으로도 산업 현장에서 일정 수준의 탄력적인 근무가 가능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조 원장은 근로기준법상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통해 노사 합의 아래 일정 기간 평균 근로시간을 맞추면서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 역시 해당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술 경쟁력 향상을 장시간 노동과 직접 연결하는 시각에도 선을 그었다.

조 원장은 중국의 과학기술 경쟁력 향상은 노동시간 확대보다는 기초과학과 이공계에 대한 대규모 투자, 연구인력에 대한 지원 등에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시간 노동이 기술 혁신과 생산성 향상으로 곧바로 이어진다고 보는 것은 과거 개발시대에 머문 인식"이라고 비판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노동시간 단축 정책과의 정합성 문제도 제기했다. 조 원장은 주 4.5일제 도입이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현 정부의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라는 점을 언급하며, 노동시간을 줄이겠다는 정부 기조와 산업부 장관의 발언이 서로 충돌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과거 입장과의 일관성을 따져 물었다.

그는 윤석열 정부 당시 R&D 인력을 대상으로 주 52시간제 적용을 완화하는 방안이 논의됐을 때 민주당이 이에 강하게 반대했다는 점을 거론했다.

조 원장은 "당시에는 주 52시간 특례에 반대했던 민주당이 지금은 어떤 입장인지 답해야 한다"며 "김 장관의 '996' 관련 주장이 민주당이 강조하는 중도실용 노선에 부합하는 것인지 책임 있는 집권 여당으로서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반도체와 R&D, 스타트업 분야의 근로시간 규제를 손질하려면 장시간 근무가 실제 생산성과 기술 혁신에 도움이 되는지, 근로자가 연장근무 요구를 불이익 없이 거부할 수 있는지, 현행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한계가 무엇인지 등에 대한 검토가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원장은 "충분한 논의 없이 노동시간부터 늘리는 방식은 노동권을 후퇴시킬 뿐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고 장담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강조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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