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정수 기자] 조현 외교부 장관은 5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밝힌 '4자 대화 동력 확보'에 대해 "이상주의에 근거한 어떤 희망이라 하더라도 아직 조율되지 않는 방법"이라고 반박했다.
조 장관은 정 장관이 제안한 여러 대북 정책 구상에 대해서도 부처 간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며 조목조목 반박을 이어갔다. 한동안 잠잠했던 부처 내 대북 정책 이견이 업무보고를 기점으로 다시 표출되는 양상이다.
조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대통령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을 갖고, 통일부가 오는 9월 유엔(UN) 총회 등을 계기로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이상주의적인 그런 바람이 표현되지 않았나"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항상 현실주의적인 접근을 하는 외교부로서는 그렇게 되면 참 좋겠는데 과연 그렇게 될 것인가"라며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 장관은 통일부가 평화체제 전환과 관련해 제안한 4자(남북미중) 대화를 두고 "아직 그 단계에 오지 않았기 때문에 먼저 4자 대화 이렇게 이야기한 것은, 이상적인 말씀을 우리 정 장관께서 한 거니까 디스카운트를 좀 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조 장관은 정 장관이 제안한 정책 구상은 부처 간 협의를 거치지 않은 사안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통일부가 제시한 '피스메이커·페이스메이커+(플러스)'에 대해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에서 토론을 거쳐 합의 결정된 문안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조 장관은 "통일부 안을 보면 많은 부분이 논의와 합의를 거친 것이 아니지만, 각 부처가 독자적으로 보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이 대통령이 '보고했다고 그대로 승인되는 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며 "저는 그게 함의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정 장관이 오는 9월 러시아에서 개최되는 동방경제포럼(EEF)에 정부 차원의 참석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사실 그건 외교부 몫이고 외교부가 해야될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과 연계를 시키기 때문에 통일부 장관이 보고를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아직 거기까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 장관은 북한과의 대화 여건 조성에는 외교적인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유엔 총회 계기에 북한과 직접 대면할 기회가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지금까지 북한의 태도로 봐서는 아마 그런 기회를 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면서도 "정부로서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무언가 현재 교착 상태를 어떻게든 풀어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