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여야 여론전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형사소송법안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졸속 입법에 따른 부작용 해소 방안이 우선이라는 로우키 전략에서 이재명 대통령 탄핵까지 거론하고 있다. 시선은 이 대통령의 결단에 쏠리고 있다. 여야의 시각차가 극명해 대치 정국은 쉽게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3일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소법 개정안에 대해 국민보고회를 열었다. 지난달 31일 해당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 사흘 만이다. 민주당은 국민의 우려를 의식한 듯, 보완수사권이 폐지돼 경찰에게만 수사 권한이 주어지면 부실 수사가 이뤄질 수 있고 국민의 권익이 침해될 수 있다는 야당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데 중점을 뒀다.
우선 민주당은 재정신청 대상 범죄의 아동학대와 가정 폭력 등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를 포함했고 스토킹과 학대 등 7대 범죄에 대해서는 전건송치를 도입할 예정이다. 피해자의 권리를 두텁게 보호한다는 취지다. 재정신청은 검사의 불기소 처분이 타당한지 법원에 다시 판단해달라고 요청하는 제도다. 전건송치는 경찰이 수사한 모든 사건을 검찰에 넘기는 걸 말한다.
민주당은 사회적 약자인 피해자의 권익 강화를 위해 당내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할 계획이다. 특히 제도적 미비점이 확인되면 필요한 보완 입법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병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을 겨냥해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유지해야만 국민 안전을 지킬 수 있다는 해괴망측한 논리로 혹세무민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피해자의 마지막 권리구제와 수사의 완결성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없애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경찰에 사건이 몰리면 수사 시스템이 무너질 수 있고 사법적 견제도 약해진다는 판단이다. 특히 서민과 사회적 약자인 범죄 피해자는 부실 수사로 인해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연일 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청와대 앞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통령을 포함해 범죄자에게만 더 좋은 법"이라며 "형소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는 국민의 명령이다. 거부권 행사를 거부한다면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국민의 탄핵 요구는 더 거세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단 한 번만이라도 대통령답게 처신하시라"라고 압박했다.
실제 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또한 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입법을 강행한 여당이 정치적 부담을 떠안는 것은 물론, 상당한 후폭풍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보완수사권 폐지에 반대하는 여론이 우세한 만큼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거부권 수용 여부와 무관하게 여론전을 지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개혁신당 싱크탱크인 개혁연구원이 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긴급 여론조사에서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를 금지하고 경찰에 요구만 할 수 있도록 한 수사 구조 개편이 실제 범죄 수사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응답자의 64%가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좋아질 것'(20%)이라는 긍정 전망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결정을 지켜본 뒤 권한쟁의 심판과 헌법소원, 위헌법률심판 등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상황을 반전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더팩트>에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는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해도 미흡한 수사 탓에 범죄자가 그냥 풀려날 가능성이 있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단순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악법을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