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청주(충북)=이태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가 충청권 순회경선 일정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높은 기온에도 전국에서 모여든 당원들은 저마다 지지하는 당대표 후보의 이름을 뜨겁게 연호하면서 "반드시 당선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민주당 전대 충남 순회경선이 열린 충남도교통연수원에서 만난 30년 당원 김진명(가명) 씨는 당대표 후보로 누구를 지지하는지 묻자 김민석 후보의 이름이 적힌 피켓을 들어보였다. 김 씨가 꺼낸 화두는 '당정 원팀'이었다. 그는 "정청래 후보가 국회 법제사법위원원장직을 정말 잘 해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이재명 정부를 뒷받침할 든든한 당대표가 필요하다. 여기에는 김 후보가 제격"이라고 강조했다.
그에게선 정청래 후보의 당대표 시절 불거진 '명청(이재명 대통령·정 후보) 갈등'에 대한 우려도 느낄 수 있었다. 김 씨는 "정부가 성과를 내는 과정에서 정청래 대표가 발목을 잡는다던지, 당정이 서로 맞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고 생각한다"며 김 후보가 당대표가 되었을 때 당정 호흡이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교통연수원 입구에서 정 후보 응원 문구가 적힌 깃발을 연신 흔들어댄 박영민 씨의 생각은 달랐다. 이 대통령과 정 후보 갈등설은 김·송 후보의 주장일 뿐, 20년 간 민주당만 지켜오면서 선당후사해 온 정 후보를 의심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그는 "정 후보에 대한 김·송 후보의 공격은 팩트체크를 해보면 사실과 다른 부분이 굉장히 많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당권 주자인 송 후보를 응원하는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1997년부터 당원으로 활동해 왔다는 신대길 씨는 "정책적인 부분은 세 명의 당대표 후보 중 송 후보가 가장 낫다고 본다"며 "송 후보가 윤석열 검찰 정권에서 많은 고난과 고초를 겪었는데, 당원으로써 이에 대한 부채감도 있다"고 말했다.
충북 합동연설회 장소인 청주 CJB미디어센터에서도 당원들의 목소리는 엇갈렸다. 서울에서 정 후보를 응원하기 위해 고향에 내려왔다는 정경미 씨는 "정 후보는 '의리' 하나로 설명 가능하다"며 "의리가 있고 당원들을 배신하지 않기 때문에 정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다. 반면 비교적 최근 민주당에 입당했다고 밝힌 윤영필 씨는 "명청 갈등은 사실 아닌가. 그리고 진보 진영 안에서만 놀겠다는 정 후보의 방향성은 잘못됐다"며 "외연확장을 이야기하는 김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송·김 후보가 연대해 정 후보를 견제하는 이번 전대의 성격도 합동연설회 현장에서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이재명 김민석 함께합니다. 이재명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지참한 채 충남 합동연설회 현장을 거닐던 한 남성은 송 후보가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송 후보를 반기며 열렬히 호응했다.
당권 주자들이 혈전을 치르고 있는 만큼, 이들을 지지하는 당원 간 신경전도 눈에 띠게 치열해진 모습이다. 친이재명(친명)계 최고위원 후보인 서미화 의원은 이날 충남 합동연설회 현장에서 수위 높은 발언으로 정 후보를 면전에서 직격했는데, 격앙된 일부 정 후보 지지자는 기립해 호통치거나, "갈라치기 하지 말라"고 서 후보를 나무랐다. 그럼에도 서 후보가 아랑곳 하지 않고 정 후보 비판 발언을 이어가자, 정 후보에 우호적이지 않은 지지자들은 "옳다"며 서 후보에 큰 호응을 보내기도 했다.
민주당 8·17 전당대회는 이날 충청권 순회경선 일정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민주당은 예비 경선을 통해 본경선 후보를 당대표 3인(송영길·정청래·김민석)과 최고위원 8인(최민희·김용·김영호·서미화·한민수·이성윤·박선원·임미애)으로 압축했다. 민주당은 오는 17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전대를 열고 당대표 1인과 최고위원 5인을 선출한다.